놀림감 된 아스널 벵거, 토트넘 팬이 종신 감독 원해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5.01 08: 33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아스널 아르센 벵거 감독의 유임을 바라는 팬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문제는 아스널 팬보다 다른 팀 팬들이 더욱 간절히 벵거 감독의 유임을 원한다는 것이다.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 팬들이 벵거 유임을 위해 행동으로 나섰다. 아스널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35라운드 토트넘과 '북런던 더비'서 0-2의 완패했다. 아스널은 점수 차 이상으로 경기 내용면에서 토트넘에게 완벽하게 압도당하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패배로 아스널은 1994-1995시즌 이후 처음으로 EPL 순위에서 토트넘에게 뒤처진 채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아무리 영입이 없고 시즌 초반에는 부진해도 후반에는 귀신같이 경기력을 회복해 최종 순위에서 4위로 마감한다는 벵거의 ‘마법같은 과학’은 끝난 지 오래이다. 벵거 감독은 살아남기 위해 ‘아름다운 축구’라는 자신의 신념을 버렸지만 결국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벵거는 지난 18일 미들즈브러와 경기 승리 이후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프리미어리그 4위권 진입이 좌절된 것은 아니다. 아직 수학적으로는 가능하다”며 퇴임을 요구하는 팬들에게 맞섰다. 하지만 토트넘전 패배로 4위권 진입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졌을 뿐 만 아니라 토트넘보다 높은 순위에 오를 가능성은 아예 사라져 아스널 팬들 입장에선 최악의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더비전 패배로 아스널 팬들의 퇴진 요구가 거세진 벵거 감독은 “20년 만에 한 번 토트넘이 우리보다 앞섰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아스널 팬들을 분노케 했다. 벵거 감독은 “시즌을 치르는 아스널의 목표는 토트넘보다 높은 순위를 받는 것은 아니다. 아스널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우승이다”고 주장했다. 아스널은 아직까지 FA컵 결승(VS 첼시)를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아스널 팬들은 더 이상 FA 컵이 아닌 EPL이나 챔피언스리그의 트로피를 원하고 있다.
이날 경기의 결과로 아스널 팬들은 벵거 곁을 떠났지만 토트넘 팬들이 대신 벵거 감독을 지켜주고 있다. 화이트 하트레인의 일부 토트넘 팬들은 벵거 감독의 유임을 원한다는 연신 메시지를 흔들며 환호했다. 해외 외신들은 "인터넷상 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벵거 감독의 연임을 원한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머플러까지 토트넘 팬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벵거 감독은 토트넘 팬들의 놀림감이 됐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상에서 스포츠 계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팀 감독을 보고 '상대팀 팬들이 영원히 그 팀 종신 감독하셨으면 좋겠다'고 그 팀을 조롱하기도 한다. 한때 ‘명장’ 벵거는 타 팀 팬들의 부러움의 대상으로 자기 팀으로 오기를 원하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놀림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벵거 감독 입장에서는 상대방 팬이 흔드는 자신의 유임 메시지가 아스널 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생각해야만 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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