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생생톡] ‘첫 승’ 류현진, "기쁜 승리, 새로 시작하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01 09: 16

무려 973일 만에 승리투수의 감격을 맛본 류현진(30·LA 다저스)의 표정과 목소리에는 약간의 흥분이 묻어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내 현실로 돌아와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으로 호투, 팀의 5-3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첫 네 번의 등판에서 모두 패전을 안았던 류현진은 4전5기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4.64에서 4.05로 낮췄다.
이날 류현진은 빠른 공 구속이 평소보다 줄었으나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커브의 비중을 높여가며 필라델피아 타선을 잠재웠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9개를 기록하는 등 변화구가 위력을 떨쳤다. 몇 차례 위기는 침착하게 후속타를 봉쇄하며 잘 넘겼다. 타선 지원이 확실하지 않은 가운에서도 평정심을 지켰고, 타선과 불펜은 그런 류현진의 승리를 잘 지켰다.

2015년 어깨 수술, 2016년 팔꿈치 통증 등 2년간 부상으로 단 1경기 출전에 그친 류현진의 MLB 승리는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무려 973일 만이다. 이날 승리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이유다. 류현진도 그간의 시련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듯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경기 후 류현진과의 일문일답.
- 지난 2경기는 좋은 피칭이었다. 투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면?
▲ 지난 경기도 그렇고 몸 상태는 좋았었다. 
- 2014년 가장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어떤가
▲ 제구와 몸 상태도 좋다.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체적인 경기 운영 능력, 그리고 조금 더 구속을 올려야 하지 않겠나. 그 외는 비슷한 것 같다.
- 구속이 떨어졌기 때문에 경기를 풀어나가는 패턴을 바꾼 것인가
▲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나 타자의 성향에 따라 접근을 달리하는 것이다. 크게 바꾸지는 않았다. 
- 체인지업도 체인지업이지만 커브가 잘 들어갔는데 준비는 한 것인지?
▲ 항상 처음에 자신있게 던질 수 있던 것이 커브였고, 오늘은 변화구들의 제구가 좋았다. 오늘도 다른 공보다 커브가 결정적일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체적으로 좋았다.
- 오래간만의 승리라 의미가 큰 것 같다.
▲ 다행히 1000일 가까이만에 이겨서 새로운 기분인 것 같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서게 되는 것 같다. 계속해서 이기는 경기,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 973일 만의 승리다. 부상을 처음 당할 때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나
▲ 이 정도까지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웃음). 중간에 탈 난 적도 있었다. 이렇게 다시 돌아와서 이길 수 있는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
- 2-1 리드를 잡고 내려갔을 때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중간 투수가 있고 타선이 올라오고 있어서 당연히 이긴다는 생각을 했다. 
- 로버츠 감독도 좋은 평가 내렸는데, 5회 포수 견제로 2루 주자를 잡아낸 것에 대한 상황은?
▲ 그런 사인은 아니었고 번트를 대주는 사인이었다. 공이 높게 들어왔고(헛스윙을 유도했고) 그랜달이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벤치 사인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 팀 선발 투수가 6명이 있는데, 한 번은 6선발로 더 갈 것 같은데?
▲ 그것은 선수가 준비해야 한다. 선수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하기 싫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스케줄이 나오면 그것에 맞춰서 선수들이 준비해야 한다.
- 경기 전 로버츠 감독 인터뷰에서 우리 팀 선발 중이 32경기 나올 투수는 커쇼 뿐이다고 했는데, 본인에 대한 생각은?
▲ 내가 던질 수 있다고 해서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일단 몸 상태가 괜찮게 계속 루틴대로 준비하면 되는 것이고, 루틴대로 하다보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몸 상태가 중요할 것이다.
- 4월 한 달 동안 5번의 선발 등판을 했다. 현재 몸 상태는?
▲ 계속 등판했는데 지금은 전혀 문제되는 상황은 없다. 아무런 문제 없이 준비를 잘 하고 있다.
- 부상 이전에는 목표치를 제시했었는데 혹시 지금은 있나?
▲ 없다. 5일에 한 번씩만 던지고 싶다.
- 두 번째 안타를 쳤는데?
▲ 타격도 똑같이 집중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 2년간 주위에서 고생한 사람들이나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 오래간만에 한국에서 새벽에 많이 보셨는데 그래도 5경기 만에 승리를 전해드려서 기쁘다. 개인적으로 뜻 깊은 승리인데, 계속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 하겠다. /skullboy@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