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만으로도 충분했다. 류현진(30, LA 다저스)이 변화구 패턴으로 탈삼진 9개를 뺏어내며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경기에 5⅓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샌프란시스코전부터 변화구 구사를 늘렸던 류현진은 이날도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필라델피아 타자를 막아냈다. 상대방이 이를 알고도 정교한 제구력에 막혀 공략하지 못했다. 투구 수 93개 중 직구는 32개(34%)에 그쳤다.
직구-변화구 비율이 1회 9개-15개, 2회 4개-7개, 3회 4개-15개, 4회 6개-8개, 5회 3개-9개로 변화구 비율은 점점 높아졌다. 5회까지 투구 수 80개 중 변화구가 54개, 직구 비율은 33%에 그쳤다.
류현진은 1회 톱타자 세자르 에르난데스 상대로 포심 패스트볼 2개를 연거푸 던졌다. 2구째 에르난데스가 친 타구는 우측 펜스 앞까지 날아갔다. 푸이그가 전력 질주해 잡는 듯 했으나 타구는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튕겨 나오고 말았다.
2번 프레디 갈비스에게 3구째 중전 적시타를 맞아 두 타자 만에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 다니엘 나바에게 볼넷. 첫 3타자 상대로 투구 수 11개 중 직구가 6개였다. 그러나 구속이 빠르지 않았다. 86~88마일(138~142km)에 그쳤다. 90마일(145km)이 딱 1번 있었다.
이후 류현진은 직구 대신 주무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비율을 대폭 높였다. 4번타자 마이켈 프랑코를 체인지업으로 삼진. 2사 1,2루에서 샌더스를 또다시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으며 위기를 벗어났다.
5회까지 삼진을 매 이닝 잡으며 8개를 뺏어냈다. 4회 마이클 샌더스를 삼진 잡을 때 91.1(147km) 포심 패스트볼을 찍었다. 나머지 7개의 삼진은 체인지업 3개, 커브 4개로 잡아냈다.
6회 첫 타자 갈비스 상대로 이날 최고 91.9마일(148km)을 던졌지만 볼넷으로 내보냈다. 나바를 슬라이더로 이날 9번째 삼진을 잡아냈고,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 투수 세르지오 로모가 투 아웃을 잡아내 2-1 리드를 지켜내며 류현진의 시즌 첫 승 요건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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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