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LA 다저스)이 드디어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투구는 물론 타석에서도 맹활약하며 시즌 최고의 날을 보냈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버텼다. 류현진은 2-1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로모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로모가 리드를 지키며 올 시즌 첫 승 조건을 갖췄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4.64에서 4.05으로 좀 더 떨어졌다.
지난 26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류현진은 이날 건재함을 알렸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91마일, 평균은 90마일 이하로 지난 경기보다는 떨어졌지만 체인지업과 커브를 잘 활용하며 필라델피아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타선 지원은 여전히 부족했지만, 그래도 지난 4경기보다는 적시에 이뤄졌다. 류현진의 첫 승은 이제 불펜에 달렸다.
1회 출발은 불안했다. 선두 에르난데스에게 3루타를 맞았다. 우익수 푸이그가 낙구지점을 잘 파악하지 못했고, 뒤늦게 펜스를 향해 뛰다 마지막 순간 글러브에서 공이 빠져 나갔다. 이어 류현진은 갈비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체인지업이 높게 떨어진 실투였다. 여기서 나바에게도 볼넷을 내주고 무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노련했다. 4번 프랑코와의 승부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 알테르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주자들을 묶은 류현진은 이날 라인업의 유일한 좌타자인 사운더스를 역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타선이 1회 터너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주자 류현진은 안정감을 찾았다. 2회 선두 조셉을 2루수 땅볼로 가볍게 정리한 류현진은 루프의 타석 때 나온 까다로운 느린 땅볼을 3루수 터너가 잘 처리해주며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어 투수 피베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고 가볍게 2회를 마쳤다.
2회 테일러의 역전 솔로포로 실로 오래간만에 리드 상황을 맞이한 류현진은 3회 상위타선을 다시 상대해 1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에르난데스는 변화구로 방망이를 피해간 끝에 결국 4구째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어 갈비스 또한 좌익수 뜬공으로 가볍게 요리한 류현진은 나바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으나 4번 프랑코를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리드를 지킨 채 이닝을 마쳤다.
3회 타선이 2사 2,3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해 1점의 살얼음 리드는 계속됐다. 하지만 류현진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선두 알테르를 2루수 방면의 힘없는 뜬공으로 요리한 류현진은 사운더스와의 승부에서는 풀카운트에서 6구째 91마일(146㎞) 바깥쪽 꽉 찬 빠른 공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조셉은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는 등 쾌조의 피칭을 이어갔다.
2-1로 앞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신고하며 이날 1타수 1안타 1볼넷의 타격 신바람까지 낸 류현진은 4회 선두 루프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동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피베타의 희생번트 시도 때 포수 그랜달이 2루 주자를 잡아내고 단숨에 주자를 지웠다. 류현진은 피베타를 삼진으로 처리한 것에 이어 에르난데스도 유격수 땅볼로 정리하고 승리조건과 함께 5이닝 고지를 밟았다.
1회 투구수가 24개로 조금 많기는 했지만 그 후 효율적으로 투구수를 줄여간 류현진은 5회까지 80개의 공을 던졌다. 여전히 2-1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갈비스에게 볼넷을 허용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다만 후속타자 나바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채 로모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는 93개였다. 로모는 류현진의 승리 요건을 지켰다. /skullboy@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