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위' KIA, 2013년과 닮은 점 다른 점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5.01 14: 27

 KIA가 모처럼 선두로 4월을 마쳤다. 18승8패, 승률 6할9푼2리를 기록했다. NC와 주말 3연전에서 1승후 2연패를 당해 반경기차로 쫓기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4월 1위는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4월을 1위로 마친 팀이 우승할 확률은 45.5%이다. 
1위의 비결은 무엇보다 막강한 선발진에 있었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이 각각 5승씩을 거두며 마운드를 이끌었다. 팻딘은 4월 마지막 경기에서 왼 가운데 손가락에 이상이 생겨 대량 실점(7점)했지만 앞선 4경기에서 짠물 투구를 했다. 임기영도 선발투수로 완봉 포함 4번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고 3승과 평균자책점 2.41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최형우 효과가 빛났다. 최형우는 팀의 2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6푼7리, 5홈런, 21타점, 22득점을 올리며 공격의 기둥 노릇을 톡톡히 했다. 나지완이 3할1푼6리, 22타점, 17득점으로 뒤를 받쳤고 안치홍(.347, 14타점)과 김선빈(.337, 18타점, 13득점)이 공수에서 팀을 이끌었다. 김주찬과 이범호가 부상으로 제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이적생 이명기가 3할7푼8리, 9타점으로 틈을 메웠다. 

주전타선에 5명의 3할 타자가 포진하고 있는 셈이다. 그저 단순히 3할 타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찬스에서 3점 이상을 뽑는 집중력이 월등히 나아졌다. 타자들의 삼진이 줄어들고 상하위 타선의 연결이 매끄럽고 응집력이 뜨거웠다. NC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1득점에 그쳤지만 4월 1위를 견인한 원동력이었다.
여기에 포수 김민식-김선빈 안치홍의 키스톤콤비-중견수 버나디나의 센터 라인의 수비가 한결 견고해지면서 어이없는 수비실수 때문에 내주는 점수가 줄어들었다. 포수 김민식은 안정감 넘치는 리드와 강한 어깨로 투수들과 야수들에게 편안한 경기를 하도록 이끌었다. 빠른 주력을 갖춘 버나디나를 앞세운 리그 2위의 도루 등 활발한 주루플레이도 빛났다.   
탄탄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4년만에 4월 1위로 마감한 KIA의 향후 행보는 더욱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더욱이 LG 롯데도 기분좋은 4월을 마감해 엘롯기가 동반 상승했다. 5월에 진입하면서 KIA는 질문을 받고 있다. 과연 선두를 지킬 수 있을까? 예전보다 전력이 한층 안정돼 선두권을 유지할 것과 약점 변수가 있어 부침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온다. 그러기에 4월 1위를 달렸던 2013년의 행적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2013년 KIA는 3~4월 성적 14승6패로 1위를 달렸다. 당시는 주포 이범호 김상현 최희섭이 정상 가동했고 1번타자 이용규가 건재했다. 여기에 FA 이적생 김주찬의 가세로 공격력이 뜨거웠다. 타율 2위, 장타율 1위 등 방망이를 앞세워 경기를 잡아냈다. 양현종(4승), 헨리 소사(3승), 서재응(2승), 김진우(2승), 임준섭(1승) 등 선발투수들도 힘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헥터-양현종 원투펀치에 4명의 선발진까지 위력이 넘치지는 않았다. 
불펜도 불안했다. 소방수 앤서니 르루가 불안 불안했다. 그래서 SK에게 주포 김상현을 내주고 송은범을 수혈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공교롭게도 트레이드를 기점으로 KIA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송은범은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결국 선발진도 부진에 빠졌고 양현종도 부상으로 9승에서 멈추었다. 단 한 명도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윤석민도 3승7세이브에 그쳤다.
타선의 주전들 가운데 김주찬, 최희섭, 김선빈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3할 타자는 신종길(.310)이 유일했다. 100타점, 30홈런타자도 없었다. 나지완 96타점, 이범호의 24홈런이 최다였다. 최희섭은 78경기만 뛰었고 김선빈은 88경기였다. 안치홍은 2할4푼9리 최악의 성적에 그쳤다. 결국 KIA는 투타와 수비까지 붕괴되며 8위(51승3무74패)의 성적으로 시즌을 끝냈다. 
2017시즌 최대의 불안 요소는 불펜이다. 오히려 2013년보다 약하게 보인다. 불펜 평균자책점 7.91은 리그 최하위이다. 선발진 평균자책점 3.11은 리그 1위이다. 리그가 진행되면 될수록 불펜의 약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불펜의 답을 찾지 못하면 선발들이 버티는 야구를 해야한다. 그러나 선발이 무너지면 불펜의 힘으로 버티거나 뒤집기가 어렵다. 윤석민은 7월 이후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선수들의 부상 공백에 대한 대응력은 나아졌다. 2013년에는 주전이 부상으로 빠지면 고스란히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껍지 못했다. 올해는 김주찬, 이범호가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휴식을 취해도 대안들이 준비되어 있다. 서동욱과 김주형이 부진해도 커다란 문제없이 굴러가고 있다.
수비력도 2013년보다는 훨씬 견고해졌고 선수들의 결속력도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이후 가장 단단하다. 그러나 부상에 대한 위험성은 여전하다. 주포들인 최형우, 김주찬, 이범호가 모두 허벅지에 문제를 안고 있다. 버나디나도 허벅지 통증을 일으켰다. 선수층이 두꺼워졌다고 하지만 주포들의 부상은 장기 레이스에서 큰 부담이다. 이들의 각별한 관리가 큰 숙제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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