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 임창민, "좋은 제구란 타자의 방망이에 맞히는 것"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01 06: 00

NC 임창민(32)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임창민은 2013년 NC 이적 이후 올 시즌까지 234경기에서 15승17패 71세이브20홀드를 기록 중이다. '든든한 마무리투수' 혹은 '꾸준함의 대명사'라고 불러야 할까.
지연규 NC 불펜코치는 임창민을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표현했다. 그가 꼽은 장점 중 최고는 바로 자기관리. 마무리투수는 특성상 팀이 승리하는 모든 경기에서 대기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임창민은 등판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오전에 트레이닝 파트를 찾아 몸 관리를 받는다.

책임감 역시 임창민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올해부터 투수조 조장을 맡은 임창민. 지연규 코치는 "소중한 존재다. 너무 고맙지만 '그런 짐을 혼자 지려고 하지 말아라'라고 늘 얘기한다. 코치들과 나눠 진다면 부담이 덜해질 것이다. 자칫 조장 역할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성적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라고 우려할 정도였다.
올 시즌 역시 13경기에 등판해 1승9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으로 호투 중인 임창민. 그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가 눈앞이다.
▲ 글쎄.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계속 상위권에 오르는 팀에서 뛰고 있다. 그 팀에서 꾸준히 마무리 보직을 맡는다면 누구나 가능한 기록이다.
- 그 자체가 어려운 거 아닌가. (웃음)
▲ 그건 자기관리에 달려있다. 그건 선수라면 당연히 의미 있는 거다.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 지연규 불펜코치가 '임창민은 자기관리의 화신이다'라고 하던데.
▲ 지난 시즌 후반부로 흐를수록 체력이 고갈되는 것을 느꼈다. 나한테는 1순위가 체력이고 그 다음이 기술이다.
- 올 시즌 스프링캠프 출국 당일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당시 '국내 최고 불펜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는데.
▲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2~3년은 더 꾸준히 해야한다.
- KBO리그는 그야말로 마무리 투수 난이다.
▲ 우리는 마무리 투수 자원이 많다. 대체할 수 있는 선수도 많다. 현 상황에서 결과가 좋아 'NC 마무리는 안정됐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 뿐이다.
- 1이닝 이상 던지는 것도 자청한다고 들었다.
▲ 내가 안 던지면 다른 선수가 그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 내가 고참이고, 불펜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다. 힘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그런 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 투수조 조장으로서 선수들을 잘 챙긴다.
▲ 후배일 때 다양한 선배들을 봤다. 편하게 해주는 선배가 가장 좋은 선배였다. 말을 최대한 줄이고. (웃음) 심부름 안 시키고. 잔소리는 듣는 사람이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때나 해야 한다.
- NC 선수들도 그렇지만, 젊은 선수들의 고질적인 문제는 제구난이다.
▲ "공은 스트라이크존에 넣으려고 하지 말고 타자의 방망이에 맞히려고 던져라"라고 강조한다. 타자한테 안 맞으려고 던지면 그건 볼이지 어떻게 스트라이크인가.
- 인상적인 말이다. 선배에게 따로 배운 건가?
▲ (웃음) 야구하면서 좋았던 건 늘 메모해둔다. 그 메모에 적었던 부분이다. 그러면 제구난이 덜해진다.
- 바꿔 말하면 탈삼진을 의식하지 말라는 얘기처럼 들린다.
▲ 삼진은 내가 잡는 게 아니라 타자가 당하는 거다. 스트라이크는 타자가 칠 수 있는 공이다. 그 공을 못 친 거니까.
- 개막을 앞두고 급하게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참가했다.
▲ 솔직히 여파가 없지는 않다. 나는 대회 임박해서 대체선수로 차출됐다. 모든 계획이 어그러져서 고생했다. WBC 기간에 몸이 너무 안 좋았다. 담이 심각하게 걸렸다. 그래서 2라운드에 진출하면 엔트리 변경을 건의드리려고 했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탈락해 건의 없이 넘어가게 됐다.
- 경험 면에서는 도움이 됐나?
▲ 여유가 생긴다. 마운드 위에서는 외국인 타자들과 싸운다. 반대로 더그아웃에서는 국내 최정상 선수들과 함께 한다. 시합을 안 나가더라도 그들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
-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 아직 밑그림 그리는 거 없다. 주위에서나 팀 내부에서나 올해 우리를 '리빌딩 시즌'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분위기가 더 새롭다. 당장 앞둔 한 경기 한 경기만을 생각하고 있다. 승리 기록에 큰 신경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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