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 처럼" 롯데 김동한이 내민 3루수 도전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5.01 06: 01

롯데 자이언츠의 김동한(29)이 3루수 자리 주전 경쟁에 도전장을 냈다.
김동한은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간 3차전 맞대결에서 3루수 겸 2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올 시즌 롯데의 큰 걱정 중 하나는 3루수 자리였다. 지난해 황재균이 FA 자격 획득 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타율 3할3푼5리, 27홈런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던 황재균의 공백은 롯데로서는 크게만 느껴졌다.

일단 3루 수비가 가능한 앤디 번즈를 영입하면서 황재균 공백 채우기에 나섰다. 번즈는 초반 10경기까지는 빠른 발을 비롯해 날카로운 타격감을 선보였지만, 이후 조금씩 타격 난조를 보이며 주전 자리에서 멀어졌다.
이런 가운데 기회는 김동한에게 왔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하루 뒤에 선발 투수 등록과 함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김동한은 지난 27일 1군에 다시 콜업됐다.
29일 번즈 대신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동한은 볼넷 2개와 함께 1득점을 올리면서 천천히 1군 무대에 적응해 나갔다. 그리고 30일 2경기 연속 선발 출장한 그는 좋은 수비는 물론 득점과 연결되는 안타 2개를 뽑아내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시도한 기습 번트가 3루수쪽으로 잘 흐르면서 1루 안착에 성공했다. 롯데는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고, 결국 최준석의 적시타로 2-0으로 앞서나가면서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여전히 2-0으로 롯데가 살얼음판 리드를 가지고 가던 8회초 김동한은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때려내 밥상을 차렸다. 김동한은 최준석의 뜬공과 김문호의 내야안타로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에서도 김동한은 6회말 최주환의 3루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면서 아웃카운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3루수로서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이었다. 결국 김동한의 공수 만점 활약에 롯데는 6-0으로 승리하면서 3연패 탈출과 함께 5할 승률 회복에 성공했다.
'유틸리티 내야수'라는 평가를 받지만, 사실 김동한이 많이 나섰던 포지션은 2루수나 유격수였다. 그러나 이제 3루수로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동한은 "올 시즌 2군에서 3루수로 많이 나가면서 연습을 했다. 타구와 2루수나 유격수로 나설 때와는 차이가 있었지만, 할만한 것 같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됐는데, 지금은 괜찮다"라며 "강습 타구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무조건 잘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어제 사실 무안타이기는 했지만,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잘맞은 타구가 잡히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 잘 칠것 같았는데, 2루타가 나왔다"고 웃어보였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 속 자리를 잡게된 김동한은 '제 2의 허경민'을 꿈꿨다. 허경민은 지난 2015년 외국인 타자 잭 루츠와 데이빈슨 로메로가 부진하면서 기회를 얻기 시작했고, 주전 3루수로 정착했다. 김동한은 "지난해 (허)경민이가 비슷한 상황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못하면서 기회를 잡고, 지금처럼 주전이 돼있다. 나 역시 앞으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전 선수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활약을 다짐했다.
이어서 그는 "올 시즌 1군에서 계속 남아서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팀이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경기는 김동한으로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그는 중학교 동창과 백년 가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날 처음으로 야구장에 장인·장모가 찾아왔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큰 가운데 김동한은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김동한은 "오늘 처음으로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야구를 보러왔다. 그래서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웃어보였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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