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었다."
홍성흔(40)이 지난해 은퇴를 선언할 당시 남겼던 말이다. 그만큼 홍성흔은 그라운드에서의 열정만큼은 남들에 뒤지지 않았다.
홍성흔은 프로 18시즌 동안 통산 타율 3할1리 208홈런 2046안타 1120타점을 기록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영원한 오버맨'이라는 별명에서 볼 수 있 듯 많은 사람들은 홍성흔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파이팅'을 많이 기억한다.
훈련 중에는 유쾌한 농담과 웃음으로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줬고, 안타를 치고 나가면 1루에서 큼지막한 액션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더그아웃에서는 안타를 친 후배에게는 소리 높여 칭찬했고, 무기력하게 들어온 후배에게는 기죽지 않도록 파이팅을 불어 넣어줬다.
홍성흔의 이런 모습에 두산은 지난 2013년 홍성흔을 FA로 영입한 뒤 곧바로 주장에 임명했다. 그해 홍성흔은 타율 2할9푼9리 15홈런 72타점으로 활약했고,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서는 선수단 리더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올렸다.
또한 이런 파이팅을 높게 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홍성흔이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할 때도 "전력 외적으로 필요한 선수"라며 1군에 동행시키기도 했다. 특유의 긍정 에너지가 더그아웃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는 뜻이었다.
은퇴식 직전 기자 회견에서도 홍성흔은 "울지 않겠다. 울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하며 밝은 미소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유쾌한 모습을 보이며, 홍성흔은 은퇴사에 밝혔던 '열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목표를 끝까지 지키게 됐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