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일만의 선발등판' 김진우, 절반의 성공과 과제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30 06: 29

680일만의 선발등판. 김진우의 시즌 첫 등판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김진우는 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전에 선발등판, 4⅓이닝 3피안타 8사사구 5실점을 기록했다.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불펜이 승계주자 세 명을 모두 불러들여 실점이 늘어났다. 그러나 김진우는 남은 이닝서 타선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며 패전을 면했다.
김진우는 올 시즌 KIA의 4선발 자원으로 꼽혔다. 하지만 시범경기 도중 늑골 염좌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부터 결연한 의지로 몸을 만들었고 흐름이 좋았기에 더욱 아쉬웠다.

2015년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로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김진우는 2016년에 아이를 돌보다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3년새 세 번의 부상. 김기태 KIA 감독은 “트레이너와 코치,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느껴야 한다”며 강도 높게 질책했다.
김진우는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 퓨처스리그 세 차례 등판, 1승1패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다. 투구수도 세 번의 등판에서 각각 43개, 68개, 76개로 차츰 늘렸다.
KIA는 헥터 노에시와 팻딘, 양현종, 임기영으로 이어진 4선발은 완벽했다. 남은 건 5선발. 기회는 김진우에게 돌아갔다. 김진우는 680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승패 없이 물러났다.
구속은 괜찮았다. 최고구속은 146km. 평균구속은 142km였다. 전성기 시절의 빠른 공은 아니지만 상대 타자들은 김진우의 속구에 쉽게 안타를 만들지 못했다. 문제는 변화구였다. 김진우는 이날 92구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가 44개, 볼이 48개였다. 주 무기인 커브를 비롯한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었다.
4회까지 투구수는 72개. 70개를 넘긴 5회부터 집중타를 허용한 것도 아쉬웠다.
시즌 첫 등판. 김기태 감독과 이대진 코치가 생각한 이닝만큼 던져줬다. 만일 5회 위기를 넘겼다면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역할도 다했을 것. 하지만 KIA 벤치는 무리하지 않았다.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한 상황이었다.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찝찝한 뒷맛도 함께 남았다. KIA 마운드 사정상 앞으로 몇 차례는 더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그 기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김진우의 올 시즌은 물론 KIA 선발진의 올 시즌 역시 가늠될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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