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것은 누구일까? PC시대의 지배자 윈텔도 새로운 시대 주도권 장악을 위한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윈텔은 90년대 PC 시장을 지배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 윈도(Window)와 CPU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인텔(Intel)을 조합한 용어이다. 두 회사는 환상적인 호흡을 통해 운영체제(OS)는 윈도, 프로세서는 인텔 칩으로 구성된 PC(personal computer)로 90년대 IT 업계를 장악했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의 동맹이자 연합체 ‘윈텔’의 시대는 완벽하게 사람들의 일상을 장악했다.
윈텔 동맹은 PC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인텔 칩을 통해 영원한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윈텔 황금시대의 종말은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바로 PC 시장에서 윈텔 동맹에 밀렸던 애플의 '아이폰' 때문이다. 애플의 카리스마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통해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 윈텔 동맹의 독주를 끝내 버렸다.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에서 윈텔 동맹의 영향력은 약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예전처럼 거대한 PC에 열광하기 보다는 우리 손바닥 속 작은 스마트폰에 중독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니 자연스럽게 PC의 중요도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뒤늦게나마 윈텔은 스마트폰 시대 반격에 나섰지만 애플이 구축한 강력한 스마트폰 앱스토어 생태계에는 흠집도 내지 못했다. PC 시대의 반란군이자 패배자였던 애플이 혁신을 통해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의 지배자로 떠올랐다. 윈텔 동맹은 애플은 커녕 신생 구글에게도 밀리며 새로운 시대 스마트폰 시장, 태블릿 PC시장에서 제대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이전까지는 IT 시장을 좌지우지하며 전 세계에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던 윈텔 두 회사는 2000년대 중반 이후로 확 꺾이기 시작했다. 두 회사는 여전히 스마트폰 시대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제 IT의 상징이라면 누구나 윈텔 대신 애플과 구글, 심지어 아마존을 떠올릴 정도이다.
윈텔의 스마트폰 시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폰이나 인텔의 모바일 프로세서들은 이름값에 전혀 미치지 못히며 처절한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애플의 사례처럼 반격의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두 회사 모두 새롭게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VR, AR 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윈텔 동맹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자신들의 장점을 살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에 이르는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텔은 20년간 이어온 PC 시대 자신들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IDF’를 중단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인텔은 4월 5일 일본 도쿄에서 ‘AI 데이’ 행사를 통해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클라우드와 AI, 그리고 생태계”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사물인터넷(Iot)과 게이밍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기술을 공유하며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통합 생태계를 위해 각 기기 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에서 열린 ‘Xbox PC 게이밍 투어’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크로스 플랫폼을 강조했다. Xbox와 PC, 스마트폰 서로 다른 기기의 유저를 공유하는 통합 게이밍 생태계로 묶겠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VR, AR 분야에서는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생태계 구축을 통한 시장 주도권 장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윈텔은 PC 시대에는 한 발 앞선 컴퓨터 생태계 구축을 통해 시장 지배자로 군림했지만 스마트폰 시대에는 제대로 된 스마트폰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 애플, 구글에 밀렸다. 윈텔이 다시 한 번 생태계 구축을 통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위는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 중간은 애플 로고. 아래는 윈도우 XP./ⓒ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