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백지화 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전환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1월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발표한대로 외부전문가들과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해 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이 필요한데,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는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
특히 금산법과 보험업법이 규정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삼성전자는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회사가 사업 구조적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어, 삼성전자는 그 동안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보유하고 있는 시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는 보통주 1798만 1686주와 우선주 322만 9693주이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13.3%(보통주 12.9%, 우선주 15.9%)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M&A 등 대규모 거래나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해 왔다. 하지만 최근 보유 현금이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감안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회차로 이날 보통주 899만여주와 우선주 161만여주를 소각하기로 했고 잔여분은 내년 중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각할 계획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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