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패치 개발자는 게임이 처한 증상을 정확히 판단하고 알맞은 치료(업데이트)를 해야만 한다”
가요계가 아니라 게임업계에도 차트 역주행이 존재한다? 바로 아키에이지가 게임 차트 역주행의 주인공이다. 지난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아키에이지'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다. 높은 수준의 그래픽 효과와 방대한 콘텐츠 자유도 등을 담아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아키에이지는 출시 이후 3년이 지나고 나서 2016년 7월 대규모 업데이트 ‘오키드나의 증오’를 통해 인기 역주행을 시작하며 게임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온라인 게임 생태계에서 3년이 지난 게임 대부분은 제대로 된 패치 없이 방치되어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아키에이지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는 생활 시스템 개편 및 신규 종족 드워프와 워본 출시, 신규 지역 추가 등으로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 당시 신설된 곤 서버는 역대 최고의 인원수를 자랑할 정도였다.
이날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에서 엑스엘게임즈 조용래 아키에이지 기획팀장은 ‘아키야, 아프지 마! 사랑해!’라는 주제로 아키에이지가 어떻게 게임 차트를 역주행할 수 있었는지 설명했다.
조 팀장은 강연 시작 부분에서 게임과 라이브 패치 개발자의 관계를 ‘의사와 환자’에 비유했다. 그는 “일단 게임이 처한 현실 인식을 통해 부족했던 업데이트와 패치를 인정해야 더 건강해질 수 있다. 질병 진단처럼 게임이 처한 증상을 정확히 판단하고 그에 알맞은 치료(업데이트)를 해야만 한다”고 라이브 업데이트에서 중요한 점을 밝혔다. 조 팀장은 게임 내 증상에 따라 빠른 치료(전면 개편 업데이트), 지연 치료(시스템 개선), 새로운 치료법으로 미리 예방하는 것(신규 콘텐츠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라이브 패치 개발자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치료(업데이트) 계획을 미리 게이머들과 공유하여서 게이머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조 팀장은 아키에이지 기획 팀장으로 부임한 이후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닉네임 제도’와 넒은 시야를 위해 ‘내 기획만 알지 말자!’ 도입했다고 한다. 조 팀장은 라이브 패치 개발자들에게 “미래를 내다보는 기획으로 패치 이후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유저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를 위해 조 팀장은 아키에이저 유저 분석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아키에이지 유저를 배틀 콘텐츠를 즐기는 ‘육식’ 유저와 평화로운 경제 활동이나 생산 활동을 즐기는 유저 ‘초식’ 유저로 분류했지만 재진단을 통해 모든 유저들은 ‘초식’ 유저로 생산 활동을 즐긴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조 팀장은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에서 "아키에이지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노동력과 생활 점수를 전면 개편하면서 ‘수술’하고 무역 콘텐츠의 임시 개편으로 '예방 치료'를 진행했다. 또한 기존과 달리 캐릭터 육성을 쉽게 만들거나 ‘증오’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게임 차트 역주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조 팀장은 “아키에이지는 2017년 1월에 진행한 태초(Arche)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 치료에 나섰다. 지난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에 임시 방편으로 치료한 무역 시스템을 수술해 새로운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또한 게이머들이 큰 불편을 겪던 장비 아이템 강화와 제작 시스템을 조절해 확률을 대폭 상승시켰고 정확한 확률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태초 업데이트 이후 더욱 본격적으로 게이머들과 소통을 강화했다고 한다. 그는 “아키에이지 게이머들의 결혼식도 참여하면서 유저들과 다양하게 접촉하여 다양한 요구 사항을 반영하려고 노력한다”고 라이브 패치 개발자와 유저 소통의 중요성을 알렸다.
조 팀장은 “아키에이지는 라이브 서비스 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기에 따라 하락은 있지만 주요 패치를 통해 많은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연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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