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첩보NO, 병맛드라마 YES"..'맨투맨'의 이유 있던 자신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23 15: 42

 “‘맨투맨’이 처음에는 첩보물이라고 홍보됐는데 오히려 ‘병맛드라마’이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JTBC 금토드라마를 연출한 이창민 PD는 지난 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맨투맨’의 장르에 대해 이 같이 설명하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뚜껑이 열리고 난 뒤 역시 높은 기대에 부응할 만한 대단한 결과를 내놓았다.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 덕분에 1, 2회에서 모두 전국 시청률 4.1%(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향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예상해볼 수 있게 했다.

‘맨투맨’은 톱스타의 경호원이 되는 다재다능하고 미스터리한 남자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다. 박해진이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고스트 요원 김설우 역을, 박성웅이 한류스타 여운광 역을 맡아 이른바 ‘브로맨스’를 빚어냈다. 두 사람이 순간순간 바뀌는 상황 속에서 예상 밖의 매력을 대방출하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시킨 것이다.
그동안 훈훈하고 선한 캐릭터로서 여심을 사로잡아왔던 박해진이 두문불출한 국정원 요원으로서 선 굵은 상남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다국어는 물론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비주얼이 시선을 끈다. 박해진의 진가가 드러난 셈이다. 더불어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4차원스러운 대사와 상황이 웃음을 선사하며 계속 지켜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발산한다.
뿐만 아니라 박성웅의 변신도 ‘맨투맨’의 인기 비결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박성웅의 작품을 보면 괜히 진지하고 묵직해지고 싶었는데, 이번엔 엉뚱하고 가벼운 모습에, 허세와 비장함까지 더했다. 그의 단단함은 식상하지가 않다.
무엇보다 지난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신드롬을 일으킨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 김원석 작가의 탄탄한 집필력, SBS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통해 대중을 끌어당긴 이창민 PD가 뭉쳐 한층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배우들이 마음껏 연기력을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와 PD가 놀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리라.
‘맨투맨’이 드라마 흥행의 3요소인 '연출-대본-배우'를 완벽하게 갖춘 또 하나의 작품으로 남게 될 것 같다. 화려한 출연진에 기발한 설정, 영화 뺨치는 만듦새까지, 드라마 ‘맨투맨’의 진화는 이제 절정에 달했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purplish@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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