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1이닝 탈삼진 3개라는 쾌조의 피칭으로 시즌 3번째 세이브를 따내며 상승세를 알렸다.
오승환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경기에 6-3으로 앞선 9회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6-3 승리를 지켰다. 2사 후 비야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나머지 세 타자는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서서히 살아나는 ‘끝판대장’의 구위를 알렸다.
이로써 오승환은 지난 18일과 19일 피츠버그전에서 연속 세이브를 기록한 뒤 또 하나의 세이브를 추가했다. 최근 찾아온 세 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빠른 공 및 슬라이더 구위가 좋아지며 앞으로를 더 기대케 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에릭 테임즈(31·밀워키)와의 승부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완승을 거뒀다. 초구와 2구 빠른 공으로 거침 없이 승부, 테임즈의 파울을 이끌며 유리한 볼 카운트를 만든 오승환은 4구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고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오승환은 테임즈와의 승부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세간의 관심은 인정하지만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는 똑같은 선수일 뿐이라는 것이다. 다만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경기력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경기를 마친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 스스로도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경기 내용이었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총평한다면?
▲ 안타 한 개를 맞기는 했지만 올 시즌 들어서 구위나 스스로 느끼는 상태가 가장 괜찮았던 경기라고 생각한다.
- 초반에는 마무리 상황이 없어서 루틴을 지키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요즘에는 계속 세이브 기회가 찾아오고 이를 살리고 있다.
▲ 경기 감각이 좋아진 부분은 있다. 또한 저번 경기를 마치고 우리 분석팀, 투수코치님이랑 상의를 많이 하고 비디오도 많이 봤다. 정확한 포인트를 잘 찍어줘서 연습을 많이 했던 부분이 좋아진 비결인 것 같다.
- 어떤 포인트였나?
▲ 작년의 투구폼과 올해가 미세하게 달랐던 부분이 있었다.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투수코치가 잘 지적을 해주셨다. 폼이 많이 바뀐 것은 아닌데, 기분적으로 더 좋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 그런 부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패스트볼이나 슬라이더도 만족스러웠다
▲ 결과적으로 슬라이더도 슬라이더지만, 직구 구위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투수코치도 경기 마치고 와서 ‘슬라이더로 상대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직구 구위가 좋으니 직구로 승부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투수코치가 오히려 슬라이더로 안타를 맞은 것을 더 아쉬워하더라.
- 테임즈와의 맞대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 지금 무서운 상승세에 있는 선수다. 또 한국에서도 3년 동안 잘 했던 선수라 오늘 경기는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는 마운드 위에서는 다 똑같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선수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 세인트루이스 팀 전체적으로 테임즈를 상대하는 볼배합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 선발투수은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과 구질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성이 있다. 다만 분명히 어제 한 것을 다 선수들이 봤을 것이다. 대비하고 갔지 않나 생각한다.
- 테임즈와 상대할 때는 전적으로 몰리나의 사인이었나?
▲ 오늘은 전체적으로 다 몰리나 사인대로 갔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밀워키(미 위스콘신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