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의 두뇌회전, 테임즈를 막아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22 12: 10

에릭 테임즈(31·밀워키)의 출루 행진이 드디어 끝났다.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포수 중 하나인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의 노련한 볼 배합이 테임즈의 뜨거운 방망이를 막아냈다.
테임즈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2번 1루수로 출전했으나 5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쳤다. 개막 후 선발로 나선 14경기에서 모두 출루했고, 최근 8경기에서 모두 두 차례 이상 출루하는 등 뜨거운 감을 이어갔던 테임즈는 이날 자신의 스윙을 하지 못하며 MLB 복귀 후 첫 쓰라림을 맛봤다.
시즌 네 번째 2삼진 이상 경기를 한 테임즈의 타율은 종전 4할1푼5리에서 3할7푼9리로 떨어졌다. 무안타 경기는 시즌을 치르다보면 흔하게 나오는 것이지만, 이날은 세인트루이스 배터리가 테임즈 공략법을 연구하고 나온 듯한 인상이라 의미가 있었다. 물론 선발투수의 특성 차이는 있었겠지만, 홈런 포함 2안타를 얻어맞은 21일과는 승부 방법 자체가 달랐다.

테임즈는 올 시즌 8개의 홈런 중 6개를 패스트볼 계통의 공을 받아쳐 기록했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에 대단히 강했다. 제구가 안 되는 투수들은 몸쪽 승부를 하려다 제구가 흔들려 테임즈에게 장타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테임즈를 철저하게 연구하고 나온 듯 했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테임즈의 존을 흔들었다.
1회 무사 1루 첫 타석에서는 웨인라이트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1루수 땅볼에 머물렀다. 3B-1S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5구째 헛스윙으로 기회를 놓친 테임즈는 7구를 받아쳤으나 타이밍을 정확히 잡지 못했다. 웨인라이트는 주무기인 커브로 테임즈의 존을 시험했다. 테임즈도 잘 버티기는 했으나 정타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테임즈는 3회 선두타자로 나서 두 번째 타석을 소화했으나 헛스윙 삼진에 그쳤다. 먼저 볼 세 개를 골라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 테임즈였다. 세인트루이스의 실험에 말려들지 않는 듯 했다. 볼넷이라도 고를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타격 타이밍에서 파울에 머문 것이 독이 됐고, 결국 풀카운트 승부에서 웨인라이트의 77마일(124㎞) 커브에 헛스윙을 했다.
5회 세 번째 타석도 마찬가지 흐름이었다. 몰리나는 철저히 테임즈의 약점을 분석한 볼배합을 했다. 바깥쪽, 떨어지는 공의 조합이었다. 웨인라이트의 집요한 떨어지는 공 승부를 이겨내지 못한 테임즈는 2루 땅볼에 머물렀다. 커브 타이밍을 조금씩 잡는 모습이었지만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7회 네 번째 타석도 다르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세 번째 투수 시슬 역시 바깥쪽, 그리고 브레이킹 볼로 승부를 했다. 시슬은 바깥쪽 코스로 초구와 2구를 던졌다. 모두 볼이 되기는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장타를 철저히 의식한 로케이션이었다. 차라리 볼넷을 줘도, 큰 것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결과적으로 커브 승부를 위한 복선이기도 했다. 
결국 테임즈는 2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시슬의 커브 2개에 연달아 헛스윙을 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몰리나가 이 타석 이후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테임즈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오승환의 빠른 공을 공략하지 못한 끝에 결국 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테임즈로서는 생각할 것이 적지 않을 법한 경기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밀워키(미 위스콘신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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