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5)과 트레버 로젠탈(27)은 세인트루이스의 전·현직 마무리 투수이자, 팀 불펜의 핵심들이다. 시즌 초반 흔들리고 있는 세인트루이스의 불펜에서 마이크 매시니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확실한 실적이 있다. 2012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로젠탈은 2014년 마무리로 전업, 2014년 45세이브, 2015년 48세이브를 거뒀다. 2015년 성적은 세인트루이스 불펜 역사에 남을 만한 대업이었다. 올스타에도 뽑혔다. 그런 로젠탈이 2016년 초반 부진하자 오승환이 나타났다. 필승조로 시즌을 시작한 오승환은 후반기 로젠탈 대신 마무리를 맡아 19세이브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1.92에 불과했다.
올해 세인트루이스의 개막 마무리는 오승환이었다. 그러나 초반 성적이 좋지 않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세 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두 번을 살리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아슬아슬하다. 6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8.10에 이른다. 피안타율(.375), 이닝당출루허용률(1.95) 또한 오승환의 성적답지 않다. 반면 로젠탈은 시속 100마일(161㎞)의 강속구를 던지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0의 성적을 내고 있다.
매시니 감독의 절대적인 믿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언론들은 오승환과 로젠탈의 보직 교체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 불펜이 계속 부진하다면 교체 카드로 분위기 전환에 나설 수 있지 않느냐는 시선이다. 오승환이 두 차례 세이브를 따내는 과정에서도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현지의 불안감은 더해지는 경향이 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컬럼니스트 제프 고든은 20일 “로젠탈은 3⅓이닝 동안 7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그의 예전 구속을 회복한 듯 보인다”라면서 “로젠탈의 강력한 출발과 오승환의 부진은 불펜에서의 화제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화제는 역시 보직 교체를 의미한다. 오승환이 이런 논란을 잠재우는 투구를 펼치기 전에는 계속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두 선수는 이런 외부의 평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마무리 경쟁에 대해 신경을 아예 안 쓸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에 집착하지는 않겠다는 게 두 선수의 생각이다. 오히려 지금은 부진한 팀 성적, 그리고 불펜진의 재건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각오다. 두 선수 모두 팀 불펜 투수들의 뛰어난 능력을 믿는다면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로젠탈은 초반 불펜 부진과 마무리 보직에 대한 질문에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 우리의 부진을 말하기는 이르다. 오승환을 비롯, 우리 불펜투수들은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라면서 “현재는 보직보다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승환 또한 “보직은 코칭스태프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선수는 그에 맞춰 자신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라면서 “동료들이 서로를 믿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마운드에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로젠탈도 분명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서로 힘을 합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선수는 경쟁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임을 말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