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아픈데도 없다".
이대은(경찰)이 마침내 제 모습을 되찾았다. 세 차례 계투 등판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이대은은 13일 화성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직구 최고 153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시즌 첫 승 사냥에는 실패했으나 투구 내용은 박수받을 만 했다.
20일 오전 벽제구장에서 만난 이대은은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아픈데도 없다"면서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해주시고 투수 파트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신다. 요즘 던질 때마다 '이제 뭔가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대은은 신일고를 졸업한 뒤 시카고 컵스, 일본 롯데 지바 등 해외 무대에서 뛰었다. 고국을 향한 그리움이 컸던 것일까.
그는 "그동안 타국 생활을 많이 했었는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또래 선수들이 많으니 큰 힘이 된다. 대표팀을 제외하면 한국 선수들과 함께 한 적이 없었는데 절제된 생활 속에서 따뜻한 동료애를 제대로 느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대은은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며 우승에 이바지했다. 베네수엘라와의 예선전서 5이닝 2실점 호투하며 선발승을 거둔 데 이어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선발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 3실점(1자책) 역투로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프리미어12 활약을 인정받아 WBC 대표팀에도 발탁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논산 육군훈련소 입소로 4주간 실전 공백이 문제였다. 이대은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부터 대회 직전까지 실전 감각을 찾지 못했다. 평가전에 4차례 등판했으나 14.3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만큼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선발 자원으로 대표팀 마운드 운용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서울 라운드에서 단 한 번도 출격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대은은 "많이 아쉽다. WBC 대표팀 성적도 좋지 않았고 나 또한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대표팀 발탁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김경원 투수 코치와 이한진 불펜 코치로부터 "투구할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대은은 "항상 문제되는 게 컨트롤이다. 이곳에서 컨트롤 만큼은 확실히 잡고 가겠다는 마음으로 준비중이다. 직구 컨트롤은 나쁘지 않은데 변화구 컨트롤을 잡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대은이 그리는 2년 뒤 모습이 궁금했다. "여기서 잘 해야 어딜 가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많이 배우고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안 감독은 이대은에 대한 칭찬일색이었다. "실력도 뛰어나지만 습득 능력이 아주 빠르다. 그리고 야구장 뿐만 아니라 내무 생활도 모범적이다. 팀 분위기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다".
이어 "지난해 공백이 컸다. 이곳에 와서 러닝을 많이 하면서 몸을 다시 만들었다. 투수는 러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세 차례 계투 등판을 통해 컨디션을 조율한 뒤 선발 등판에 나섰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유승안 감독은 "이대은에 대한 특별 대우는 절대 없다. 오히려 더 엄하게 대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대은이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열심히 하면 실력이 더 좋아질 것이고 대우를 받으려고 한다면 고생 꽤냐 할 것"이라면서 "인내하면서 잘 적응할 줄 알면 한국 야구에서 잘 할 것이고 여기서 적응 못한다면 스스로 더 힘들어 질 것이다. 다행히 잘 적응하고 있다. 제대 이후 한국 야구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