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은 실패했지만 타격과 수비로 위안을 주었다.
류현진은 19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7피안타(3피홈런) 1볼넷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1-4로 뒤진 6회 타석에서 교체돼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는 3-4로 패해 류현진은 3연패를 안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1경기 최다홈런의 굴욕을 맛봤지만 나름대로 소득도 많았다. 올들어 가장 많은 97개를 던지며 6회까지 소화했다.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구속이 높지 않은데도 7개의 탈삼진 능력도 돋보였다.
특히 타격과 수비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1-3으로 뒤진 4회 2사 1,2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카일 프리랜드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쳤다. 대타 기용 가능성이 있었지만 류현진을 그대로 기용했다. 류현진은 노렸는지 프리랜드의 초구를 툭 밀어쳤다. 그러나 발이 느린 2루주자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3루에 멈춰 타점이 올라가지는 않았다.
이번 시즌 류현진의 첫 안타였다.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 당시 볼넷을 고른 적은 있다. 올 시즌 두 번째 출루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3회말 무사 1루에서는 프리랜드의 까다로운 볼을 안정된 방망이 컨트롤로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타자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류현진은 신기의 수비로 스스로 위기를 지우기도 했다. 3회초 선두타자 찰리 블랙몬과 대결에서 1루쪽으로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타구가 느려 안타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타구를 끝까지 쫓아갔고 글러브로 공을 찍어 토스했다. 볼은 1루수 곤살레스의 얼굴쪽으로 갔고 곤살레스가 엉결결에 내민 오른손에 공이 잡히며 아웃시켰다.
진기명기에 나올 법한 감각적인 수비였다. 말 그대로 어쩌다가 공을 잡은 곤살레스가 환하게 웃을 정도였다. 남다른 순발력이 아니었다면 얻을 수 없었던 아웃카운트였다. 멋진 수비로 선두타자의 출루를 저지한 류현진은 3회는 후속 타자들을 무실점으로 막고 넘어갔다. 시즌 세 번째 경기에서 몇몇 숙제도 있었지만 위안을 안겨준 류현진이었다. /sunny@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미국 캘리포니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