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아 잘해라" 한화 90년생 트리오, 이별과 우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19 09: 30

"진짜 놀랐어요. 성현이가 트레이드될 줄이야…". 
한화 투수 이태양은 지난 17일 월요일 휴식에 아내와 장을 보고 있었다. 여유롭게 쉬고 있을 때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이자 내야수 신성현이 두산으로 전격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이었다. 신성현은 이날 두산 포수 최재훈과 1대1 트레이드로 한화를 떠났다. 
이태양은 "나도 진짜 놀랐다. 성현이가 트레이드 될 줄은 몰랐다. 성현이와 통화하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성현이도 가기 싫다고 하는데 아쉬움이 컸다"며 "한화에 1990년생 동갑내기 친구가 성현이랑 (장)민재밖에 없다. 그래서 더 가까워졌다. 3명이서 같이 팀을 이끌자고 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한화에는 1990년생 선수는 이태양과 장민재 그리고 두산으로 떠난 신성현까지 3명밖에 없었다. 장민재가 2009년 가장 먼저 입단했고, 1년 유급한 이태양이 2010년 들어왔다. 일본야구를 거친 신성현이 2015년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1990년생 트리오가 완성됐다. 3명 모두 한화의 미래를 이끌 선수들이었고, 세 선수 모두 "1990년생 셋이 다 잘해서 한화를 이끌어 보자"며 의기투합했다. 
신성현도 지난해 시즌 중 "태양이, 민재가 있어 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친한 건 아니었지만 동갑내기라 빨리 친해졌다"며 "태양이와 민재는 벌써 팀 주축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둘이 잘하니까 좋다. 나도 나중에는 잘 될 것이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에 영원한 것은 없었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한화 내야의 대표 유망주로 떠오른 신성현이었지만 이적은 한순간에 이뤄졌다. 안방이 약한 팀 사정상 한화는 포수 영입이 시급했고, 가장 매력적인 카드 중 하나인 신성현을 결국 내놓아야 했다. 
이태양은 "어차피 같은 야구계에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볼 것이다. 아쉬운 건 같은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며 "이제는 성현이를 적으로 만나서 상대해야 한다. 그게 참 그렇다. 투타 대결할 때 이상할 것 같다. 성현이가 '만나면 직구만 던져라'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친구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크다. 장민재는 "우리 팀에서 2명뿐이었던 동기 중 하나인 성현이가 떠나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성현이가 두산에서도 잘했으면 좋겠다. 나중에 성현이와 투타 대결을 벌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태양도 "성현이는 두산 가서도 잘할 것이다"고 믿었다. 
신성현도 "한화에 3년밖에 있지 않았지만 너무 많은 정이 들었다. 여러 사람들이 아쉬워했는데 그 중에서도 친구 태양이와 민재가 가장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더 한화를 떠나기 싫었다"면서도 앞으로 경기에서 적으로 만날 두 친구에게 "직구만 던져줬으면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갑작스런 이별로 헤어졌지만 동갑내기 트리오의 우정은 영원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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