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환 내준 kt, 현재의 득실은 의미 없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4.19 05: 50

"우리는 미래를 생각하는 팀이다".
kt wiz가 장시환(30)과 김건국(29)을 주고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오태곤(26, 개명 전 오승택)과 배제성(21)을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kt는 올 시즌 강점을 보이는 불펜 투수를 내주고 약점인 내야를 두텁게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득실을 따지면 현재로써는 득보다 실이 크다. 트레이드의 메인 카드인 장시환은 6⅓이닝 1실점(평균 자책점 1.42)을 기록하며 올 시즌 필승조의 시작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오태곤은 1할5리의 타율에 홈런 1개에 그쳤다.

하지만 실만 있는 트레이드를 kt가 했을 리가 없다. 기록을 지난 시즌까지 넓혀보면 엄청난 손해라고 할 수는 없다. 올해와 2015년의 장시환은 매력적인 불펜이었지만, 지난해의 장시환은 아쉬움이 컸다. 그는 75⅓ 62실점(53자책점)으로 평균 자책점 6.33을 기록했다.
장시환의 구위가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제구에는 문제가 있다. 지난해 이닝당 출루 허용율(WHIP)은 1.81이었고, 피안타율은 3할7리, 피장타율을 4할6푼9리나 됐다. 이런 이유에 kt는 올해 셋업맨으로 조무근을 기용하고 있다. 안정을 찾았다고 하지만 2015년 만큼 엄청난 매물 가치가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반면 오태곤의 가치는 높아진다. 올해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가 적을 뿐 지난해에는 123타수 32안타(2할6푼) 3홈런을, 2015년에는 327타수 90안타(2할7푼5리) 8홈런을 기록했다. 2015년의 장시환을 떠올리고 아쉽다면, 2015년의 오태곤을 떠올리면 어느 정도 상쇄가 된다.
2007년 1이닝 소화가 1군 경험 전부인 김건국 대신 데려온 배제성도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 배제성은 189cm의 장신에 빠른 공이 강점인 유망주다. 올해 시범경기서 뛰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불안한 제구가 문제이지만 젊은 나이인 만큼 다듬어질 가능성도 높다.
kt는 올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kt는 궁극적으로 현재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완전히 성장할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 김진욱 감독도 "우리는 미래를 생각하는 팀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트레이드는 미래를 위한 트레이드다. 오태곤은 만 26세, 배제성은 만 21세로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성장한다면 kt의 주축으로 적지 않은 시간 뛸 수 있다. 김 감독이 말한 "다음을 어떻게 갈 것인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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