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언제 완봉을 할 거냐?".
생애 첫 완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걸음만 내디디면 닿을 완봉이지만 쉽지 않았다. 18일 수원 kt wiz 파크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서 임기영(KIA 타이거즈)은 kt wiz의 3번 타자 조니 모넬과 8구 싸움 끝에 볼넷을 내줬고, 4번 타자 유한준에게 안타까지 내줬다. 남은 아웃 카운트는 1개이지만, 118개의 공을 던진 임기영은 이미 힘이 빠진 상태였다.
그때 KIA 이대진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다. 아직 완봉이 없는 만큼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지만,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될 수도 있어 투수 교체 타이밍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대진 코치는 질책이 아닌 한 마디만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임기영은 "코치님께서 '지금 아니면 언제 완봉을 할 거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대진 코치의 한 마디에 임기영은 다시 힘을 냈다. 상대는 kt의 중심 타자 박경수였지만, 임기영은 시속 136km의 직구를 던진 후 체인지업을 잇달아 던져 4구 만에 삼진을 잡아냈다. 임기영은 "이대진 코치님의 말에 더 집중해서 던진 것이 완봉으로 이어졌다"며 위기 상황에서 숨을 골라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게 해준 이대진 코치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렇게 임기영은 9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며 개인 통산 첫 번째 완봉을 작성했다. 임기영은 "한 경기를 완전히 책임져서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데뷔 첫 선발 승리와 다른 기쁨을 느낀다"며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던 덕분에 끝까지 던질 수 있었다"면서 "(9회에) 무사사구 완봉이 깨졌지만 경기를 마무리한 만큼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자신이 완봉을 작성할 때까지 포수로서 호흡을 맞춘 김민식과 인사이드 더 파크(장내) 홈런으로 결승타점을 기록한 이명기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임기영은 "민식이형의 리드가 좋았다. 공격적으로 투구한 것이 잘 먹혔다. 그리고 (홈런을 쳐준) 명기형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