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솔직히 가기 싫은데…".
거포 내야수 신성현(27)이 한화를 떠나 두산 유니폼을 입고서 새출발한다. 지난 17일 포수 최재훈(28)과 1대1 맞트레이드가 결정났다. 트레이드가 공식 발표가 될 때 신성현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있었다. 월요일 휴식일에도 대전 홈구장에서 타격 훈련을 소화한 것이다. 훈련을 마친 뒤 퇴근을 앞두고 잠깐 쉴 때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15년 5월 육성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신성현은 3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팀에 너무 많은 정이 들었다. 예고없는 트레이드로 갑작스런 이별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고양 원더스 때부터 함께한 김성근 한화 감독도 "내가 직접 트라이아웃까지 보고 데려온 선수였는데… 우리 세계가 다 그런 것 아니겠나"고 아쉬운 마음을 애써 감췄다.
신성현은 17일 대전에서 짐을 정리했고, 18일 두산 합류를 위해 서울로 이동했다. 신성현에게 트레이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신성현과 일문일답.
- 트레이드 통보는 언제 받았나.
"어제(17일) 오후 대전야구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쉬다가 집에 가려는데 들었다. 어제 하루 많이 바빴다. 인사 드릴 사람들이 많아 정신 없었다."
- 3년이란 시간 동안 한화에 정이 많이 들었을 텐데.
"그렇다. 정이 너무 많이 들었다. 솔직히 가기 싫다. 트레이드가 결정된 후 사람들에게 '아, 가기 싫습니다'라고 계속 이야기했다. 그래도 이미 결정된 일이고, 내 마음대로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김성근 감독은 "두산 가서도 잘할 것이다"고 격려했다.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감독님한테 인사드렸다. 감독님이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는데 '가기 싫은데요'라고 말했다. 선수들도 전화를 하면서 인사를 했는데 정들어서 그런지 다들 아쉬워하더라."
- 한화에 짧은 시간에 왜 그렇게 많은 정이 들었나.
"친구들이나 선후배들과 워낙 재미있게 잘 지냈다. 1990년생 친구인 (이)태양이와 (장)민재뿐만 아니라 (양)성우형, (김)원석이형, (오)선진이형, (강)경학이 모두 아쉬워하더라."
- 한화에서 보낸 3년이란 시간을 되돌아보면 어떤가.
"많이 부족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만큼 성장했고, 두산 구단에서도 좋게 봐주셨기 때문에 나를 뽑아준 것이라 본다. 좋게 생각하겠다."
- 한화 팬들도 갑작스런 트레이드에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그동안 항상 야구장에서 늦게 나갔다. 나머지 타격 훈련 외에도 치료를 받거나 웨이트를 하느라 늦은 시각 퇴근했다. 그런데도 항상 야구장 바깥에서 기다려주시는 팬들이 많았다. 그런 팬분들을 두고 떠나는 게 아쉽다."
- 두산은 우승팀이고, 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경쟁은 당연하다. 열심히 내가 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 주전이든 백업이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두산에 아는 선수는 별로 없다. 허경민 선수와 얼굴만 아는 사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잘 모르는데 적응해야 할 것 같다."
- 이제 한화가 아닌 두산맨으로 새로운 출발이다. 각오는.
"이미 결정된 일이다. 두산에 왔지만 한화 팬분들은 계속 응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두산으로 트레이드는 나에게 또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두산 우승에 보탬 되는 선수가 되겠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