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초반 나름대로 5선발진이 잘 흘러가고 있다. 젊은 투수진 위주로 구성된 선발진이었기에 다소 걱정은 있었지만 박세웅, 박진형, 김원중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면서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했지만 2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인 닉 애디튼 역시 평균 이상의 몫은 해내고 있는 상황.
얼핏 보면 롯데는 선발 야구를 펼치는 것 같다. 그러나 어딘가 2% 부족하다. 그렇기에 이젠 에이스가 된 브룩스 레일리의 주초 첫 번째 등판이 중요한 이유이고, 롯데의 상승 동력을 이어나갈 중대한 이슈가 된다. 레일리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레일리는 올해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86(19⅓이닝 4자책점)으로 에이스 몫을 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 2차례가 모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3실점 이하)였고, 탈삼진 19개에 볼넷은 4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피안타율은 0.203에 불과하며 WHIP(이닝 당 볼넷+안타 허용률)도 1이 채 되지 않는 0.93이다. 모든 부문에서 현재까지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하며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레일리다.
레일리의 숙명이기는 하지만 에이스로서 승수 쌓기는 쉽지 않다. 상대 매치업에서도 에이스 투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타선들이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다. 개막전이던 3월31일 NC전 레일리는 5⅓이닝 3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제프 맨쉽의 7이닝 1실점 호투에 밀려 패전의 멍에를 썼다. 지난 12일 인천 SK전에서는 7이닝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역시 SK 메릴 켈리의 8이닝 무실점 투구에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다.
에이스의 역할은 승수를 쌓는 것뿐만 아니라 선발 투수로서 최대한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것이다. 롯데 선발진이 나름대로 꾸준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고 선발진 평균자책점도 3.16으로 수준급에 속한다.
하지만 이닝 소화 부문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박세웅, 박진형, 김원중의 영건 선발진은 아직 투구 수 관리에서 애로 사항을 겪고 있다. 관록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새롭게 합류한 애디튼의 경우도 계산이 서는 선발이지만 특급 에이스의 면모를 기대하긴 힘들다.
롯데 선발진은 14경기에서 74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치고 있다. 10개 구단 중 3번째로 적은 선발 이닝이다. 평균적으로는 5⅓이닝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발 야구를 펼친다고 하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결국 에이스인 레일리의 목표는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것에 더해서 이닝을 최대한 많이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난 주 롯데는 연일 타이트한 승부를 펼치면서 불펜진의 소모가 극심했다. 레일리가 등판했던 12일 SK전에서는 경기가 12회 연장까지 이어지면서 불펜 투수들이 총동원 된 바 있다.
가뜩이나 부실한 불펜진이 양적으로도 모자랐던 지난 주 롯데는 힘든 경기들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연장으로 흐른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정규이닝 내에서는 레일리가 최대한 이닝 소화를 효율적으로 해줄 필요가 있다. 오는 23일 고척 넥센전에도 선발 등판 예정이라 투구수와 이닝 관리는 더욱 효율적이어야 한다.
과연 레일리는 NC를 상대로 개막전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에이스로서의 책무를 모두 마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