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되찾은 러프, 잠실벌에서 날아 오를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4.18 10: 01

다린 러프(삼성)가 잃어버린 미소를 되찾았다. 이제 비상할 일만 남았다. 
러프는 삼성이 그토록 바라던 오른손 거포. 메이저리그 경력만 따지면 KBO 리그 외국인 타자 가운데 최상급에 속한다. 빅리그에서도 장타생산 능력을 검증받은 선수로서 잠재적인 홈런왕 후보에 포함되기도 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뒤늦게 합류한 러프는 연습경기에 3차례 출장해 타율 5할(6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 2할5푼(40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으로 예열을 마친 그는 정규 시즌에서의 활약은 미비하다. 17일까지 타율 1할6푼(50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으로 4번 타자로서 위용을 발휘하지 못했다. 

스윙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리그에 적응이 덜된 상태에서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공을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볼카운트 싸움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러프는 특타 훈련을 자청하고 영상 자료를 통해 장단점을 분석하는 등 타격감 회복을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3루 땅볼을 친 뒤 1루에서 헤드 슬라이딩을 하기도. 동료들은 성실한 러프가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따뜻한 한 마디를 건네고 야구용품을 챙겨주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러프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미안한 마음이 더욱 크기에. 
러프는 14일부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통해 타격감 회복 조짐을 보였다. 14일 4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15일 동점타를 터뜨리는 등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16일 시즌 첫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김한수 감독은 "러프가 안타를 추가하고 동점타를 때린 뒤 표정이 밝아졌다. 좀 더 좋아져야 한다. 자신의 스윙을 하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러프는 한국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라는 권위 의식을 앞세우는 일부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동료들과 소통하고자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고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러프는 정규 시즌을 앞두고 "내게 팀 승리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나 또한 사람이기에 좋은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기 마련이다. 매 경기 팀이 이기는데 기여하는 게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기대보다 실망에 가깝지만 빅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만큼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삼성은 18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격돌한다. 두산 선발은 좌완 함덕주. 러프는 좌완 투수 공략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올 시즌 성적은 미비하나 메이저리그에서도 좌완 킬러라 불릴 만큼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사직 3연전을 통해 잃어버린 미소를 되찾은 러프가 잠실벌에서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일까. 러프의 방망이가 되살아난다면 삼성 타선 전체가 상승세를 타게 될 전망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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