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매력으로 마운드를 지배하는 에릭 해커(NC)와 6년 만에 KBO리그 무대 복귀 이후 ‘파괴왕’ 모드로 전 구단의 마운드를 폭격하고 있는 이대호(롯데)가 처음으로 진검승부를 펼친다.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즌 4번째 맞대결을 갖는다.
NC와 롯데는 이미 지난 3월31일~4월2일에 열린 개막 3연전에서 맞붙은 바 있다. 롯데가 NC전 15연패를 끊음과 동시에 약 2년 여 만에 2승1패의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롯데 입장에선 지긋지긋한 ‘NC포비아’를 탈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초반 상승세의 기틀을 마련했다. NC 입장에선 개막 3연전 루징시리즈로 스타트를 끊으면서 시즌 초반 헤맸고 현재는 5할 승부를 펼치고 있다.
NC도 다시 맞붙는 롯데와의 3연전을 벼르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 상으로는 해커와 맨쉽, 원투펀치가 모두 출격한다. 3차전 선발은 국내 투수가 나선다. 특히 시리즈 첫 경기에 지난 개막 3연전에는 등판하지 못했던 ‘에이스’ 해커가 나서는 것이 NC의 각오를 엿볼 수 있다.
해커는 지난 2013시즌부터 활약하며 올해 5시즌 째를 맞이한다. 이 5년간 해커는 리그에서 최다 선발 등판 111회로 양현종(KIA)과 공동 1위이고 평균자책점 3.50으로 2위, 최다 이닝 3위(707⅓이닝) 등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군림했다. 롯데를 상대로도 특별한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 데뷔 이후 11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고, 지난 2015년부터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80(20이닝 4자책점) 11피안타 4볼넷 3사구 21탈삼진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커의 강점은 ‘팔색조 투구’다. 다양한 변화구와 투심과 커터 등 변종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요리한다. 해커에게서 똑바른 공을 찾기란 힘들다. 가장 최근 등판이던 12일 마산 LG전에서는 포심 패스트볼 없이 투심 17개, 커터 23개로 패스트볼 구종을 소화했고, 커브와 슬라이더 각각 12개, 체인지업 19개를 구사하며 투구를 펼쳤다. 위력적인 구위는 없지만 이런 변종 패스트볼을 무기로도 타자들과 공격적인 승부를 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개막시리즈에서는 지난해 당한 팔꿈치 부상의 여파로 조심스럽게 몸을 만드느라 등판하지 못했지만 현재는 몸 상태가 완벽에 가깝다. 과연 해커가 이대호를 중심으로 한 롯데의 타선을 어떻게 요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대호는 지난 NC와의 개막 3연전에서 폭격을 했다. 10타수 5안타(1홈런)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NC전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대호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내면서 롯데는 그동안 쌓아왔던 NC전 공포증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 이후 이대호는 여전히 감각을 유지하며 타율 0.460 (50타수 23안타) 5홈런 12타점 OPS 1.357로 KBO리그 마운드를 파괴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대호는 그 누구도 쉽게 공략하지 못했던 맨쉽을 상대로도 2안타를 때려낸 바 있다. 그리고 그동안 KBO리그 외인 에이스 역할을 했던 해커를 처음 상대한다. 해커의 팔색조 투구에 영리한 타격을 펼치는 이대호가 어떤 대응을 할지도 관심사다. /jhrae@osen.co.kr
[사진] NC 해커(왼쪽)-롯데 이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