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 경쟁, 유격수 백업, 엔트리 낭비 방지…일석삼조 효과
손주인과 최재원, 팀 내 타율 1~2위 나눠가져
LG는 지난 겨울, FA(프리에이전트)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최재원(27)을 데려왔다. 삼성의 '21번째 선수'로 데려왔지만 LG는 최재원 가세로 다양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최재원은 2013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4년간 19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5리, 6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재원의 '진짜 가치'는 공격이 아닌 수비다. 최재원은 NC와 삼성을 거치며 외야 전 지역은 물론 1루와 2루, 3루를 소화했다. 투수와 포수, 유격수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뛸 수 있는, 그야말로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던 셈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최재원의 역할을 내야수로 못박았다. 단, 경험하지 못했던 유격수까지 소화해주기를 바랐다.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 최재원이 내야 전 지역을 맡아주면 유격수 백업에 할당했던 엔트리 한 자리가 여유로워진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 LG의 주전 유격수는 오지환(수비 999이닝)이었다. 강승호(94이닝), 황목치승(65이닝), 윤진호(51이닝)이 그 뒤를 따랐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LG는 오지환의 체력 안배, 부상 대비 등을 이유로 엔트리에 유격수 자원 한 명씩을 꼭 남겨둬야 했다. 최재원 영입으로 그 낭비를 막겠다는 복안이었다.
실제로 최재원은 15일 kt전서 오지환을 대신해 유격수로 선발출장하며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양 감독은 "(오)지환이가 10경기에 나서면 한 번은 쉬게 해줄 생각이다. 그때 (최)재원이를 투입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지환의 백업이나 엔트리 활용폭 외에도 최재원의 가치는 또 있다. 바로 2루 경쟁 점화다. 최재원은 올 시즌 선발출장한 8경기 중 7경기에 2루수로 나섰다. 기존 2루수 손주인과 출장기회를 나눠갖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우리 선발이 '에이스'급일 때는 한두 점 차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그럴 때는 수비 안정을 위해 (손)주인이가 2루로 나선다"라며 "반대로 타격에서 활약이 필요할 때는 재원이를 넣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색다른 방식의 플래툰. 효과는 '대박'이다. 최재원은 올 시즌 타율 3할4푼5리(32타수 10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손주인 역시 타율 3할8푼5리(26타수 10안타)로 맹활약. 25타석 이상 들어선 LG 타자들 중 타율 1~2위를 이들이 나눠갖고 있다. 든든한 백업이 생긴 오지환 역시 타율 3할6리로 초반부터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단 한 명이 가세했을 뿐이다. 그러나 시너지 효과는 다각도에서 터지고 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