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KIA 상식과 지표를 뒤엎는 선두의 비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4.17 06: 07

 KIA가 시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넥센과의 광주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5연승을 달렸다. 11승3패를 기록하며 2경기차 선두에 올랐다. KIA가 10승에 선착한 것은 2002년 이후 15년만이다. 넥센을 상대로 3연전 싹쓸이는 2012년 이후 1711일만이다. 
KIA는 미스터리한 선두이다. 팀 타율은 2할6푼6리, 5위이다. 홈런도 7개(9위) 밖에 되지 않는다. 팀 득점(72점)은 5위이다. 팀 방어율도 8위(4.54)에 불과하다. 전문 소방수도 없다. 불펜 방어율은 10.15로 굴욕적인 1위이다. 이 정도면 중하위권을 달려야 하는데 1위에 올라있다. 이런 지표들을 뒤엎는 선두의 비결은 무엇일까.
▲선발의 힘

KIA 선발투수들의 힘이 크다. 선발방어율 2.30으로 당당히 1위이다. 헥터 노에시(3승, ERA 1.17), 팻딘(1승, ERA 1.25), 양현종(3승, ERA 0.87)이 뛰어난 경기를 펼치고 있고 임기영(1승, ERA 2.25)이 4선발투수로 제몫을 하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평균 7이닝을 소화한다. 평균득점이 5점이다. 선발투수들이 길게 던지고 짠물투구를 하기 때문에 불펜투수진이 실점을 하더라도 승리를 지킬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선취 득점을 했던 10경기를 모두 이긴 것도 선발진의 힘에 있다. 
▲포수의 힘
가장 눈에 띠는 대목은 상대의 도루시도가 줄었다는 점이다. 특히 김민식은 SK에서 이적한 이후 5번의 도루 시도 가운데 4번을 잡아냈다. 서건창이나 민병헌 등 상당히 빠른 주자들의 도루를 저지했다. 이것은 다른 주자들의 도루시도를 아예 봉쇄하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상대의 발을 잡으면 쓸데없는 실점이 줄어든다. 넥센과 3연전을 쓸어담은 과정에서 넥센은 도루시도를 한 번만 했고 아웃 당했다. 3차전에서 박동원은 도루에 성공했지만 리플레이 화면에서는 아웃이었다. 뿐만 아니라 김민식과 한승택은 안정된 투수리드와 포구에 블로킹에 뛰어나다. 투수들이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김민식의 영입으로 안방의 힘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센터라인의 힘
안방이 강해지면서 센터라인의 힘도 견고해졌다. 특히 중견수 버나디나는 타율은 2할3푼에 불과하지만 강력한 어깨로 주자들을 곧잘 잡아내며 상대의 흐름을 끊어놓는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주중 두산 2차전에서 타자주자를 잡아내는 2루 송구, 주말 넥센과의 3차전에서는 총알 송구로 박동원을 홈에서 아웃시켰다. 이적생 이명기도 우익수 수비로 실점을 막는 호수비를 펼쳤다. 아울러 유격수 김선빈과 2루수 안치홍이 찰떡 호흡을 맞추며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안방, 키스톤, 중견수에 이르는 센터라인이 탄탄한 실력을 과시하며 수비에서의 실수가 줄어든 것도 선두의 요인이다. 
▲도루의 힘
KIA는 도루 공동 1위(14개)를 기록하고 있다. 팀 출루율 6위(.336)이지만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득점권에 주자들을 진루시킨다. 버나디나는 6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안타 없이도 득점을 하는 방정식도 생겼다. 16일 넥센전에서 버너디나는 나가면 도루를 성공시켰다. 도루가 아니더라도 활발한 주루플레이를 펼치며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버나니나, 김선빈, 안치홍에 이어 이명기까지 빠른 주자들이 루상에서는 적극적인 주루로 상대 마운드를 흔들고 있다.
▲최형우의 힘
팀타율은 낫지만 높은 득점권 타율 2할9푼(5위)으로 주자들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특히 한번의 공격에서 다득점을 이끌어내는 응집력이 좋아졌다. 찬스에서 물고 늘어지며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장면들이 많았다. 아울러 막판 한 점이 필요할 때 뽑아내는 능력도 좋아졌다. 김주찬, 서동욱, 김주형이 부진하지만 최형우, 나지완, 김선빈, 안치홍에 이적생 이명기까지 활발한 타격으로 응집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4번타자 최형우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최형우는 14경기에서 11타점을 수확하며 순도높은 타격을 하고 있다. 팀이 필요할때 타점을 올리는 능력이 뛰어났다. 거액의 투자를 했던 이유를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최형우는 11득점을 올리고 있는데 욕심 부리지 않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뒤를 받치는 나지완이 11타점으로 그 과실을 따먹고 있다.
▲팀워크의 힘
KIA는 불펜이 부진하지만 7회까지 앞선 10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있다. 선제득점 10경기도 모두 이겼다. 쉽게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는다. 5번의 역전승을 했고 역전패는 한 차례 뿐이다. 김기태 감독은 이유를 선수들의 팀워크로 설명하고 있다. "서로를 믿으면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지고 있어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고 그것이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는 이유이다"고 말했다. 타자들이 팻딘의 첫 승을 만들어주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습이 대표적인 것이다. 김기태 감독이 3년째 이끌면서 팀 분위기가 완벽하게 성숙했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