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번즈, 과유불급의 승부욕이 남기는 아쉬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4.17 06: 05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27)의 현재까지 활약상은 ‘복덩이’라고 불릴 만 하다.
번즈는 현재 14경기 타율 0.304(56타수 17안타) 3홈런 9타점 10득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9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의 고민이었던 2루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는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고 공격력에서의 의문부호도 확실하게 지워내고 있다. 올해 65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한국 무대를 밟은 번즈는 100만 달러가 넘는 여타 외국인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아도 현재까지 모습은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성적이다.
또한 번즈가 가진 장점 중 하나는 승부욕과 에너지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덕아웃이나 그라운드에서 활기찬 에너지를 팀에 불어넣고 있다. 그런데 이 승부욕을 과하게 드러내는 것이 때로는 아쉬운 결과로 나타날 때가 있다.

지난 16일 사직 삼성전, 롯데는 삼성에 0-3으로 패했다. 우선적으로 타선이 삼성 선발 장원삼의 칼날 제구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그런데 과정에는 번즈의 몇몇 성급했던 플레이가 아쉬움을 남겼다.
0-0이던 1회말 1사후 번즈는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진출했다. 1회초 1사 1,3루의 위기를 넘겼던 롯데가 곧바로 기회를 잡은 것. 그런데 번즈는 손아섭 타석 때 초구에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 됐다.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는 기회였기에 번즈의 도루실패는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롯데는 1회 점수를 뽑지 못했다.
또 0-3으로 뒤지던 8회말 롯데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문규현의 안타, 김문호의 2루타로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롯데는 삼성 마무리 심창민을 불러냈다. 롯데가 좀 더 압박을 할 수 있던 상황. 그러나 1사 2,3루에서 타석에 있던 번즈는 초구를 건드려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본인이 해결하려는 욕심이 성급한 타격으로 이어졌다.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승부욕을 발휘했고, 의욕적으로 임한 것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번즈의 이날 플레이들은 과욕이었다. 성급하게 달려들다가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
지난 11~13일 인천 SK 3연전에서도 번즈는 외야 쪽 뜬공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다가 외야수와 겹치는 장면도 종종 연출했다. 사실 모두 잡기 힘든 타구였지만 번즈는 끝까지 달려들었다. 번즈의 수비 범위가 넓은 것도 있지만 모든 타구를 잡으려는 의욕도 있었다. 조원우 감독은 “번즈가 수비 범위가 넓은데, 모두 잡으려고 한다. 아직 외야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소통도 하면서 나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번즈의 승부욕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들이 많았다. 번즈가 팀 분위기를 더욱 활기차게 끌어올리는 것도 맞다. 승부욕도 누구보다 넘친다. 하지만 승부욕도 지나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한 경우들이 있다. 기다림도 필요한 것이 야구다. 번즈의 ‘과유불급’의 승부욕을 다스릴 수 있다면, 롯데와 번즈 모두가 웃을 수 있을 것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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