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비야누에바, "무승 불운? 걱정하지 않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17 10: 02

한화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는 김성근 감독도 인정한 '신사'다. 예의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문화를 존중하며 보는 사람들마다 먼저 모자 벗어 꾸벅 인사한다. 아직 첫 승을 거두지 못해 초조할 법도 하지만 '신사' 비야누에바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 
비야누에바는 시즌 첫 3경기에서 두 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하며 평균자책점 2.60으로 호투 중이다. 그러나 아직 첫 승도 없이 2패만 안고 있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1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무자책)에도 패전투수가 됐고, 13일 대구 삼성전 역시 6⅓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에도 승패 없이 물러났다. 
특히 동료들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17⅓이닝 동안 비야누에바의 득점 지원은 고작 1점으로 9이닝당 평균 0.52점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3명 중에서 제크 페트릭(삼성·0.47점) 다음으로 적은 득점 지원. 게다가 그가 던질 때 무려 4개의 실책이 나올 정도로 수비 도움마저 없었다. SK 메릴 켈리와 함께 가장 불운한 투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비야누에바는 "아직 승리가 없지만 별로 걱정하진 않는다. 팀이 이긴다면 내가 20경기 동안 승리를 못해도 상관없다. 팀이 포스트시즌에만 나갈 수 있다면 개인적인 승패는 관계없다"며 "난 어린 선수가 아니다. 베테랑이다.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팀이 이기는 데 발판을 마련하고 싶을 뿐, 다른 개인적인 건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외국인 투수들을 전담 지도하고 있는 계형철 한화 투수코치는 "비야누에바가 첫 승만 하면 되는데 잘 안 된다.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으려 하지만 속으론 답답한 게 있을 것이다"며 "메이저리그 출신답게 점잖은 성격이라 쉽게 흥분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마인드 컨트롤을 잘한다"고 비야누에바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도 "비야누에바가 그 나름대로 잘 던지지 않나 싶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스스로 볼에 각도를 만들려하는 모습이 좋다"며 "그동안 상대팀 1선발들과 붙다 보니 승리를 하기 쉽지 않았다. 1년 내내 1선발들과 붙어야 할 투수이기 때문에 이겨내야 한다. 방망이들이 좀 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야누에바의 선발 맞상대는 더스틴 니퍼트(두산), 헥터 노에시(KIA), 우규민(삼성)으로 모두 정상급 투수들이었다. 
비야누에바는 주중 LG와 대전 홈경기에서 다시 한 번 첫 승 도전에 나선다. 무승 불운에도 흔들림 없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비야누에바, 과연 4번째 등판에선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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