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권(22)이 3경기 연속 조기 강판 당하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앞으로 계속 선발 기회를 줘야 할까.
김진욱 감독은 지난 15일 주권에 대해서 "팀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주권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했다. 앞서 2차례 선발에서 2패 평균자책점 11.88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는 주권과 상담을 통해 "세 가지 선택지(1군 말소, 불펜 전환, 선발 고수) 중에서 선수가 자신감을 갖고 선발로 던지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하여 3번째 선발 기회가 주어졌다. 주권은 16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 1회부터 난타를 당하며 5실점을 기록한 뒤 조기 강판됐다. 시즌 최악투였다. 3경기 3패, 평균자책점은 15.43로 치솟았다.
1회초 정현의 선제 투런 홈런으로 2점 리드를 안고 출발했으나, 1회말 고스란히 까먹었다. 톱타자 이형종에게 중전 안타,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이후 5연속 안타로 5실점했다. 5점을 준 뒤에 유강남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김진욱 kt 감독은 3-5로 추격한 2회 주권을 내리고 이상화를 구원 투수로 올렸다.
주권은 지난해 28경기에서 6승 8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하며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중국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16일 경기 전 주권의 시즌 초반 부진에 대해 "WBC는 영향이 없다고 본다. 구속은 괜찮게 나오는데, 구위가 안 좋다"며 "자신의 공에 믿음,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 볼끝이 무디다. 변화구는 정타로 맞아 나간다"고 진단했다.
주권의 의사를 존중해서 선발 로테이션 기회를 줬지만, 결과는 앞서 2차례 등판보다 더 못했다. 김진욱 감독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주권은 kt 주축 선발로 키워야 할 투수임은 맞다. 지난해 가능성도 보여줬다.
그러나 초반 팀 분위기가 특정 선수 한 명으로 인해 가라앉아서는 안 된다. 팀 평균자책점 1위였던 kt는 16일 5-12로 대패하면서 평균자책점이 3.00으로 높아졌고, LG에 이은 2위로 내려앉았다.
피어밴드(3승 ERA 0.36), 로치(1승 ERA 3.00), 정대현(2승1패 ERA 2.76), 고영표(1승1패 ERA 2.70) 등 선발진이 호투하는 가운데 주권의 나홀로 부진이 도드라진다. 잠시 2군에 내려 재충전의 기회를 주거나, 불펜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선수를 위한 방법일 수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