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예상대로? 예상 밖?' 구단별 3주차 성적표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17 05: 56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야구가 팬들의 저녁을 책임지고 있다. 개막 3주차. 팬들의 예상을 깼던 팀이 있던 반면, 예상대로였던 팀도 있었다. 이들 모두 여섯 경기에서 각기 다른 스토리를 만들었다.
지난주 2위 롯데와 10위 삼성은 이번 주에도 순위표 같은 위치를 지켰다. 개막 일주일 만에 4-4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SK와 KIA는 나란히 5연승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빈타에도 탄탄한 선발진으로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던 kt는 믿었던 선발진이 흔들리자 침체를 맛봤다. 롯데와 두산은 한 주간 5할 승부로 균형을 유지했고, 주간 순위 하위 다섯 팀은 나란히 2승 4패. 개막 직후부터 최하위에 처진 삼성의 순위표는 낯설기만 하다.

▲ '트레이드 효과?' SK와 KIA의 눈부신 약진
SK와 KIA는 7일 오전 4-4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트레이드 효과일까. 이들은 나란히 화요일 첫 경기를 패한 뒤 내리 다섯 번 이겼다. 트레이드 후 첫 3연전서는 세 경기 타율 2할7푼3리, 출루율 4할2푼9리로 활약한 SK 노수광이 주목받았다. 일주일 뒤, 트레이드의 핵심은 양 팀 포수진에 쏠렸다.
SK 유니폼을 입은 이홍구는 4월11일 롯데전에 대타로 나서 9회 손승락에게 투런포를 때려낸 것을 시작으로 13일, 15일 경기서 홈런을 터뜨렸다. 주전 이재원의 존재감 탓에 출장 기회가 제한적이지만 무려 세 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것. 주간 홈런 순위 공동 1위다. SK는 주간 팀 홈런 10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SK는 이홍구의 가세와 타선의 힘을 앞세워 주간 성적을 5승1패로 마무리했다. 같은 기간 팀 타율은 3할2푼6리. 팀 평균자책점은 3.32다.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 모두 리그 2위.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색깔이 서서히 입혀지며 전력도 본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나란히 5승1패를 기록한 KIA는 포수 김민식의 가세가 반갑다. 쟁쟁한 라인업 속 약점으로 꼽히던 포수진이 채워지는 분위기. 김민식은 지난 주 여섯 경기 중 다섯 경기에 선발로 출장, 타율 2할8푼6리, 2타점을 기록했다.
그의 진가는 수비에서 빛났다. 김민식은 이적 후 다섯 번의 도루 시도 중 네 번을 억제했다. 김민식이 마스크를 썼을 때 투수진 평균자책점은 3.05. 올 시즌 KIA의 팀 평균자책점이 4.54임을 감안할 때 김민식의 가세는 수비력 안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양 팀은 이번 주 초 각각 kt와 넥센을 만난다. 두 팀 모두 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에 호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NC는 LG와 주중 3연전을 싹쓸이 한 뒤 두산에게 1승2패로 밀렸다. '외인 듀오' 에릭 해커(1경기 6⅔이닝 무실점)와 제프 맨쉽(6이닝 1실점)은 여전히 호투. 이재학의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장현식의 호투가 반갑다. 장현식은 두 차례 선발등판, 각각 5이닝을 소화하며 모두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토종 선발 기근에 빠진 NC에 내린 한줄기 단비.
롯데는 SK와 첫 경기를 잡은 뒤 내리 두 번을 졌다. 두 경기 모두 끝내기 패배였다는 점이 뼈아팠다. 그러나 후유증은 길지 않았다. 롯데는 삼성과 주말 3연전 중 먼저 2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불펜의 난조에도 선발진의 호투로 주간 팀 평균자책점을 4.42에 맞췄다. '리드오프'로 역대급 스타트를 선보였던 전준우가 옆구리 근육 파열로 최소 4주간 빠지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두산은 3승3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닉 에반스가 3홈런, 박세혁이 2홈런으로 힘을 더했다. 선발진의 안정과 대비되는 불펜진의 난조가 아쉽다. 지난주 이현승(1경기 1이닝 1실점), 김승회(3경기 3⅓이닝 3실점), 홍상삼(3경기 3이닝 3실점) 모두 아쉬운 성적. 장원준을 제외한 선발진이 모두 빼어났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마이클 보우덴의 가세가 판타스틱4의 마지막 남은 퍼즐 조각이다.
▲ 2승4패에 머문 다섯 팀. 각기 다른 속사정
넥센은 지난 시즌 KIA를 상대로 11승5패를 거뒀다. 한 팀을 완전히 제압했던 건 넥센 3위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절친' 염경엽 당시 넥센 감독을 상대로 14승34패,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염경엽 감독이 SK 단장으로 적을 옮겨서일까. 넥센은 KIA와 3연전을 전부 패했다. 세 경기 중 두 경기가 한 점 차 승부였을 만큼 팽팽했다. '넥센 킬러' 최형우의 가세도 한몫했다. 지난 시즌 넥센을 상대로 15경기 타율 4할6푼3리, 5홈런, 15타점으로 펄펄 날았던 최형우가 이번 3연전서도 타율 4할5푼5리, 1홈런, 3타점으로 넥센을 괴롭혔다.
LG는 NC와 마산 3연전을 싹쓸이 패했다. 앞서 롯데와 3연전서 1승2패를 기록했던 LG는 5연패 늪에 빠졌다. 침묵하던 타선이 문제였다. LG 타선은 연패했던 다섯 경기서 팀 타율 2할2푼1리를 기록 중이다. 홈런은 단 한 개(이형종)뿐이며 타점도 9점에 불과했다. 경기당 두 점도 뽑아내지 못한 셈이다.
연패 기간에도 마운드는 큰 문제가 없었다. 결국 문제였던 타선이 터지자 달라졌다. LG는 주말 kt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마쳤다. 14일 경기와 16일 경기서 루이스 히메네스가 3홈런 1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5일 경기는 LG가 못했다기보다는 상대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호투가 눈부셨다. 양상문 LG 감독도 "타선이 서서히 살아나는 것 같다. 나란히 슬럼프에 빠졌으니 함께 올라오지 않을까. 개선의 여지가 보이니 다행이다"라며 긍정적 바람을 내놨다.
한화는 삼성과 주중 3연전을 2승1패로 가져갔지만 주말 SK에 내리 3연패했다. '거물' 알렉스 오간도가 KBO리그 첫 승을 거두는 등 안정된 선발진의 힘이 빛났다. 하지만 주말 3연전은 딴판이었다. 14일 경기서 송은범이 2⅓이닝 2실점으로 강판되며 올 시즌 한화의 첫 퀵후크를 기록한 게 시작이었다. 이튿날 선발 이태양은 3⅔이닝 9피안타 8실점으로 SK타선에 뭇매를 맞았다. 16일 경기서는 지난해 SK전 6경기(5선발)에서 5승, 평균자책점 1.30을 기록했던 'SK 킬러' 장민재를 내고도 패한 게 뼈아팠다.
kt와 삼성은 지난주 두 시리즈 모두 1승2패로 마무리했다. 지난주까지 7승1패로 파란을 일으켰던 kt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여전히 롯데와 리그 공동 2위다. 다만 '토종 선발'이 연이어 무너졌다는 점은 아쉽다. 특히 주권은 화요일과 일요일, 두 차례 선발등판해 5⅓이닝 소화에 그치며 피안타율 5할1푼6리, 평균자책점 23.63으로 맹폭 당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여전히 신뢰를 보내지만 주권은 제 컨디션이 아닌 모습이다.
삼성 역시 선발진이 문제였다. 그나마 고무적인 건 부진하던 투수 장원삼과 외인 타자 다린 러프가 부활 기미를 보인다는 점. 장원삼은 16일 롯데전서 6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장원삼이 선발등판한 경기서 무실점을 기록한 건 지난 2014년 4월6일이 마지막. 무려 1107일만의 무실점 선발등판 경기를 치른 것. 러프는 개막전부터 무려 12경기 연속 삼진을 내줬다. 그러나 15일 경기에서는 삼진 행진을 멈추는 대신 사사구 두 개를 얻어냈다. 롯데와 3연전서 10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는 점은 반갑다. 이제 장타만 나오면 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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