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생생톡] 박병호 의지, “답답하지만 이겨내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17 06: 00

불운이 이어지고 있는 2017년이지만 박병호(31·미네소타)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있다. 부상 관리에 만전을 다하며 이 고비도 이겨내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7일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박병호는 구단 산하 트리플A팀 연고지인 로체스터에서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11일 버펄로전에서 9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린 뒤 베이스러닝을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박병호는 다음 날 곧바로 DL에 오른 뒤 이제는 본격적인 재활을 준비하고 있다.
심상치 않았던 날씨가 결국 엉뚱한 측면에서 발목을 잡았다. 시즌 개막 당시 미 뉴욕주 날씨는 비와 눈이 내리는 등 매우 쌀쌀했다. 온타리오호에서 불어오는 특유의 바람까지 겹쳐 체감온도는 한겨울이었다. 개막전 홈팀이었던 시라큐스가 경기 전 아예 이틀치 일정을 모두 취소하는 이례적인 일도 있었다. 이런 악천후는 상당 기간 계속됐다.

박병호는 버펄로전에서 지명타자로 나섰다. 수비에 참가하지 못해 몸이 굳었고 결국 베이스러닝에서의 부상으로 이어졌다. 박병호는 “날씨가 많이 추웠다. 지명타자로 나선 경기였는데 덕아웃에서 몸을 푼다고 풀고 있었다. 하지만 쉬다 나와 뛰어서 그런지, 그렇게 빨리 뛰지도 않았는데 근육이 올라왔다”라고 떠올리면서 “다 내 관리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의 대활약에 이어 트리플A 개막 후 첫 4경기에서도 타율 3할7푼5리를 기록 중이었던 박병호였다. 6개의 안타 중 3개가 2루타였다. 현지 언론에서는 투수 13명으로 시즌을 시작한 미네소타의 ‘야수 콜업 0순위’로 박병호를 뽑았다. 그러나 한창 좋은 시점 또 다시 부상으로 상승세가 멈췄다. 지난해 손목 부상으로 후반기를 망친 것에 이어 부상과의 악연을 이어갔다.
박병호의 심정은 당연히 편하지 않다. 박병호는 “조금 답답하다. MLB에 도전하는 나로서는 여기 경기서 좋은 결과를 보여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부상 때문에 경기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답답하다”라고 쓴웃음을 지으면서 “사실 내가 여기서 잘하고 있어도, 내가 (MLB 콜업) 기회를 받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 기회를 떠나, 어쨌든 경기를 계속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켜만 본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을 후회해봐야 소득은 없다. 지금은 부상 회복에 전념하며 앞으로 찾아올 기회를 기다린다는 생각이다. 박병호는 “걷는 것은 이상이 없는데 달리기를 하거나 스트레칭을 할 때는 아직 통증이 조금 있다.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런 박병호는 18일 미네소타의 훈련 시설이 있는 플로리다로 건너갈 예정이다. 로체스터는 다음 주 원정 6연전을 벌인다. 원정에 따라가는 것보다는 플로리다에서 재활에 전념하는 것이 더 좋다. 주말 연습경기에 1~2경기 나갈 수 있다면 가장 좋다. 
박병호는 구체적인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최선을 다해 이겨내겠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타격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정도 찾았다. 박병호는 “준비는 잘 돼 있는데 몸에 문제가 생겼다”고 멋쩍게 웃으면서도 “스프링 트레이닝을 거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여기서도 좋은 결과를 바라고 있었다. 꾸준히 연습했고, 타석에 임하는 자세도 작년보다는 편해졌다”고 했다. 몸만 완벽히 준비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신뢰는 충분하다. 지난 해와 가장 달라진 부분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로체스터(미 뉴욕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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