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빼든 회심의 카드가 아쉽게 실패로 끝났다.
인천은 15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6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홈 경기서 1-3으로 졌다. 인천은 다득점에서 전남에 밀리며 꼴찌로 추락했다.
인천으로선 승점 3이 절실한 한 판이었다. 개막 후 5경기서 3무 2패에 그치며 무승 늪에 허덕인 뒤였다. 절치부심, 상대는 마침 5연패의 수렁에 빠진 전남이었다.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조준하기에 더없이 좋은 먹잇감이었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승리가 없어 매 경기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 그걸 털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부담을 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승리가 간절하다"고 했다.
이 감독은 뜻밖의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공격의 핵심 역을 하던 문선민은 체력 안배를 위해 벤치에 앉혔다.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던 부노자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 감독은 "많은 경기를 뛰던 둘이라 체력 안배를 위해 뺐다"면서 "수비에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1경기 정도 벤치에 앉혔다. 조금 지켜본 뒤 다른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천은 19일 수원 삼성과 FA컵 32강전을 앞두고 있었다.
인천은 출발부터 삐걱댔다. 전반 37분 선제골을 내줬다. 전남 최재현이 올린 크로스를 이슬찬이 아크 서클 근처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인천의 골망을 갈랐다.
인천은 전반 43분 송시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박세직이 밀어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수비 집중력이 문제였다. 전반 추가시간 자일에게 추가 실점하며 1-2로 뒤진 채 전반을 마감했다.
인천은 후반 거세게 몰아쳤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도혁의 왼발 슈팅은 간발의 차로 골문을 외면했다. 웨슬리의 강력한 슛도 골키퍼에 막혔다.
인천은 결국 전남에 쐐기골을 얻어맞았다. 최재현이 2-1로 살얼음 리드를 걷던 후반 27분 그림 같은 중거리포를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기형 감독의 과감한 결단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5경기서 8실점했던 인천은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서 4득점에 그쳤던 전남에 3실점이나 허용하며 무너졌다.
지난 시즌 표류하던 인천의 지휘봉을 잡아 극적 잔류를 이끈 '이기는 형' 이기형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궁지에 몰렸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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