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③] 진지희 "아역→성인 부담? 당연히 있다..남모를 스트레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4.15 11: 35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2003년 KBS 드라마 '노란손수건'으로 데뷔한 뒤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진지희다. 무려 15년차. 이 정도면 중견 배우라고 해도 될 법한데 아직 진지희의 나이는 19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의미. 
워낙 2009년 방송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빵꾸똥꾸' 이미지가 강해서 여전히 진지희하면 '빵꾸똥꾸'가 먼저 생각이 나긴 하지만, 진지희의 연기력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다. 특히 지난 해 큰 인기를 얻으며 종영된 KBS '백희가 돌아왔다'에서는 친아빠를 찾아 나선 반항아 신옥희를 완벽하게 소화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제는 스스로도 연기 변신을 서서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는 진지희에게 연기 시작부터 아역 배우로서 가지는 부담감 등을 솔직하게 들어봤다.  
- 아역 배우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단점은 어렸을 때부터 해서 연기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 항상 어려서부터 엄마가 시키는대로 하니까. 요즘 배우들 보면 독특하거나 자기만의 개성이 담겨 있다. 생각지 못한 연기가 많더라. 하지만 어려서부터 습관이 굳어지면 연기를 색다르게 바꾸는 것이 힘든 것 같다. 아역과 성인 연기가 연장선에 있기는 하지만 다른 건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서 탈피를 하기 위해 여러가지 연기를 하고 싶다. 다른 분들 연기를 보며 연구를 하고 있다. 이것이 단점 아닌 단점이다."
"장점은 스태프, 선배님들 아는 분들이 많아진다. 조언을 얻기 쉽고 의지도 많이 된다. 솔직히 좋은 점이 더 많은 것 같다. 현장 분위기도 빨리 빨리 캐치 할 수 있고, 저는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다. 어려서 연기 안 했으면 뭐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연기하는 것의 소중함을 느꼈다. 노래를 하면서 더 그랬다. 나는 연기하길 너무 잘한 것 같다.(웃음)"
-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엄마나 저나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다. 사진관에 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아기 선발대회를 한다더라. 그 때 사진이 뽑혀서 연기학원으로 갔다. 연기학원 다니게 해준다고 하길래 표현력 기르고 활발해지길 바란다는 생각에 가서 연기를 했는데 '노란 손수건'으로 데뷔를 하게 된 거다.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이다. 하기 싫다도 아니고 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시간 흐르는대로 오디션 보고 되다 보니 연기를 하게 된 거다."
"그러다 '연애시대' 때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감독님과 같이 고민을 했다. 무뚝뚝한 아이였는데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는지 감독님과 같이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잠깐이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을 한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 '연애시대' 때 엄마였던 오윤아 씨와 같이 출연을 하게 됐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늘 연락드리고 시사회에서 뵙곤 했었는데 이번에 같이 작품을 하게 됐다고 하니 '너무 예쁘게 컸다', '그 때 내가 너의 엄마였는데 여기서 만나냐'며 반가워하시더라. 언니는 정말 예쁘시고 예전 그대로시더라." 
- 부모님은 계속 연기를 하길 바라시나?
"연기를 계속 하길 바라시는 것 같다. 사실 중간에 저의 의견을 물어보긴 했는데 당연히 하고 싶다고 했다. '하이킥' 당시에 연락도 많이 오고, 인기도 많아지다 보니 연기를 더 하고 싶고, 애착도 더 생기게 됐던 것 같다."
- 향후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제가 요즘 '힘쎈여자 도봉순'에 빠졌다. 항상 본방사수를 한다. 여리여리한 로코와는 제가 안 맞을 것 같고 도봉순처럼 자기 할 말 하는데 귀여워보이는 연기를 하고 싶다. 박보영 언니는 정말 연기를 잘하시는 것 같다. 그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 지금까지 가장 좋아했던 작품? 
"'질투의 화신'이다. 제가 공효진 언니를 좋아한다. 생활연기도 해보고 싶다. 정통 로맨스는 아닌데 귀엽고 좀 더 코믹스럽게 보일수도 있는 연기 말이다. 아직은 로맨스에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계속 경험을 해보면서 차근차근 연기 경력을 쌓아가고 싶다."
-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한 부담?
"부담이 있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 같다. 아직 '하이킥'을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갑자기 어른 연기를 하면 당혹스럽고 부담스러워 하실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작품 선택도 신중히 한다. '언니는 살아있다'를 선택한 것도 로맨스보다는 언니와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19살에 할 수 있는 풋풋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 안에 로맨스가 살짝 보이는 거다. 이런 식으로 조심스럽게 시청자들에게 다다가면 '얘도 점차 어른이 되어가는구나'라며 알아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떻게 바라봐주실지 사실 저도 겁난다. 아직 애기라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저는 동안으로 봐주셔서 좋기는 한데 앞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으로 이러지다 보니 남모를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 예능 출연 욕심은 없나? 요즘은 말이나 몸개그로 웃기는 것보다는 리얼 예능도 많은 사랑을 받고, 또 배우들도 도전을 많이 하고 있지 않나.
"힐링 예능이 하고 싶다. 마음 잘 맞고 친해진 분이 있으면 말도 잘 나오고 제 원래 성격도 나온다. 나 PD님이 하시는 예능을 좋아한다. '삼시세끼' 자신있다. 저 허드렛일 잘한다. 가져와라 하면 "네!" 하면서 가져갈 수 있고. 에너지, 애교 담당을 할 수 있다. '윤식당'의 담백한 느낌이 좋다. 마음이 시원해진다. 원푸드 트립같은 예능도 좋다.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제가 이번 생일에도 그랬지만, 제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이 사랑을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사랑스러운 부분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어떤 역할을 하든 저만의 개성으로 잘 소화를 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저만의 매력이 있는 배우로 기억이 되면 좋겠다. 열정 있고 재미있게 연기를 하는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다." /parkjy@osen.co.kr
[사진] 웰메이드 예당,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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