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 류제국이 '설레발'을 반성한 사연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15 06: 34

LG가 길었던 5연패에서 벗어났다. 연패를 끊은 주역은 역시나 '에이스' 류제국이었다.
류제국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선발등판,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승을 거뒀다. LG는 류제국의 활약으로 5-2 승리하며 5연패를 탈출했다.
3회 2사부터 7회 1사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등 자신감 있는 투구내용이 돋보였다. 특히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했던 4회부터 6회까지, 류제국의 투구수는 단 32구였다.

류제국은 경기 후 "야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벌써 시즌 3승이다.
"이런 적 없어서 어안이 벙벙하다. 팀이 승리해서 기쁘다. 선수단 모두 최근 부진 만회하려고 노력했다.“
- 전민수에게 홈런을 맞는 등 멀티히트를 내줬는데.
"민수가 잘 쳤다. 실투는 아니었다."
- 수비수들이 몸을 아끼지 않았다.
"공수에서 야수들이 좋은 활약해줘 승리했다. 내가 가진 것보다 도움 받은 게 크다. 내가 생각하기에 야수들은 유독 내 등판 경기에 힘을 내는 것 같다. (웃음)"
- 주장이라 그런 건가?(웃음)
"이게 다 평소에 잘해서 그런 거다. 항상 동생들한테 '나 같은 형 없다'라고 얘기한다."
- 후배들을 어떻게 대하는가. 자신감의 원동력이 궁금하다.
"동네 좋은 형처럼 하려고 노력한다. 야구 얘기 많이 안 한다. 선수들이 잘한 거, 고마웠던 거는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 농담도 많이 하고. 잘못한 걸 지적할 때도 기분 상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 미국 생활 당시 속구 구속이 98마일(약 158km)까지 나왔다고.
"맞다. 하지만 지금 나는 구속으로 윽박지르는 투수가 아니다. 오늘 경기도 최고 구속은 140km였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 구속에 대한 미련은 없나?
"전혀 없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구속 생각은 안 했다. 예전에는 빠른 공을 앞세워서 5이닝 정도를 100구로 막는 투수였다. 하지만 그런 스타일을 유지하면 좋을 게 없을 것 같았다. 스타일을 바꾼 거다."
- 이날 경기 무사사구다.
"확실히 제구가 잘되고 있다. 비결은 없다. 한국 오기 전 4년 동안 야구를 쉬었는데, 잃었던 감을 찾는 걸까."
- 연패 기간 동안 주장으로서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7회 병살타가 나오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던데.
"마음고생까진 아니어도, 선수들끼리 서로 조심했다. 예민하니까. 주장으로서 서로 기분 상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런 동작은 나도 모르게 나온 것이다."
- 확실히 팀이 강해진 것 같다.
"그런 말 하면 안 된다. (웃음) 하지만 강해진 건 맞다. 지난 시즌, 지지난 시즌까지 '어린 선수'였던 이들이 큰 경기 경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설레발은 절대 안 된다."
- 자만심을 경계하는 건가?
지난 8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8회까지 5-4로 앞서고 있었다. (박)용택이 형에게 '이대로면 우승각인데?'라고 말했다. 그리고 역전 당했다. (웃음) 그게 5연패의 시작이었다. 용택이 형이'너 때문이다'라고 하더라."
- (그 사이 루이스 히메네스가 구장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한국시리즈에 올라 두산을 꺾겠다'라고 밝혀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바로 저러면 안 된다는 얘기다. (웃음) 어휴. 이따 들어가서 한마디 해야 하나. (웃음)" /ing@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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