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살아나고 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의 리더십에도 점점 힘이 실린다.
SK는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6-2로 승리,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시즌 전체 성적도 5승7패로 5할 승률에 가까워졌다. 개막 6연패로 힘겹게 시작했지만, 그 이후 5승1패로 급반등하고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힐만 감독의 뚝심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문학 롯데전은 힐만 감독의 스타일이 잘 담긴 경기였다. 이날 선발 김주한이 3⅔이닝 동안 안타 9개와 볼넷 1개로 8실점하는 동안 힐만 감독은 최대한 인내심을 가졌다. 4회 6실점으로 역전당하는 빌미를 제공했지만 힐만 감독의 원칙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튿날 힐만 감독은 "그렇게 많은 점수를 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불펜을 생각한다면 선발투수가 가급적 긴 이닝을 던져줘야 한다. 선발이 일찍 내려가면 불펜이 힘들어진다. 김주한이 적어도 4회까지 막고 불펜으로 넘어가길 바랐다. 계획이 실패했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마무리로 낙점한 서진용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믿음을 나타냈다. 12일 롯데전에서 9회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한 서진용을 13일 롯데전에서 다시 9회 1점차 리드 상황에 투입한 것이 그렇다. 비록 이대호에게 다시 동점 솔로포를 맞아 연이틀 블론세이브를 범했지만 힐만 감독은 개의치않았다.
그는 "KBO리그 최고 홈런타자(이대호)에게 실투를 했지만 구위 자체는 괜찮았다. 어차피 겪어야 할 성장통이고, 아직도 서진용에게 믿음을 갖고 있다. 긍정적인 것이 있다면 블론한 다음 날 주눅들 법도 하지만 오히려 굉장히 공격적으로 투구한 부분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칭찬했다.
개막 6연패 과정에서 몇 차례 독으로 작용했던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도 굳건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당겨치는 타자들이 많은 주중 롯데전부터 '힐만표 시프트'가 확률을 높이기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수·야수 파트별로 시프트에 대한 미팅을 많이 했고, 교육을 한 만큼 선수들도 이해력도 좋아졌다. 시즌 전체를 봐야 하기 때문에 큰 그림을 보고 움직인다"는 게 힐만 감독의 말.
힐만 감독은 "타순 조정 등은 당일 경기 결과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변의 단기적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다. 장기적 관점에서 움직이는 힐만 감독의 뚝심이라면 시즌이 흐를수록 SK에도 더 큰 힘이 붙을 것이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