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의 가치를 입증한 타격이었다.
KIA 4번타자 최형우가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며 팀에게 승리를 안겼다.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넥센과의 1차전에서 선발출전해 동점솔로홈런에 이어 역전 2루타까지 터트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팀은 3연승을 따냈고 불운의 호투를 하던 팻딘은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4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최형우는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뜬공에 물러났고 4회 무사 2루에서는 좌익수쪽으로 깊숙한 타구를 날렸지만 잡혔다. 그래도 2루주자가 3루까지 진출하도록 돕는 타구였고 KIA는 나지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제점을 얻었다.
세 번째 타석에서 눈빛이 번뜩였다. 넥센 선발 한현희에게 막혀 추가점을 뽑지 못한데다 6회초 역전을 허용한 상황이었다. 주도권이 넥센쪽으로 흘러가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최형우는 2사후 타석에 들어서 한현희의 초구 슬라이더를 그대로 끌어당겨 우중월 솔로아치를 그려 흐름을 되찾아왔다. 시즌 2호이자 이적후 챔피언스필드 첫 홈런이었다.
결정타는 네 번째 타석이었다. 2-2로 팽팽한 8회말 1사후 김선빈이 안타를 터트리고 도루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3루를 넘보다 상대의 견제에 걸려들어 찬물을 끼얹었다. 김주찬이 좌중간 2루타로 다시 기회를 잡았고 최형우는 오설리번을 상대로 다시 좌중간 깊숙한 곳에 떨어지는 2루타를 작렬해 역전에 성공했다.
득점권 타율 5할의 해결사 본능이 번뜩인 순간이었다. 왜 최형우가 4번타자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두 번의 확실한 타격이었다. 최형우의 역전타에 힘을 잔뜩 받은 선발 팻딘은 9회등판해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시즌 첫 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했다. 최형우의 홈런과 역전타가 아니었다면 불운의 완투가 될 뻔했지만 기쁨의 완투승이 될 수 있었다.
최형우는 "홈에서 하루라도 빨리 홈런을 치고 싶었는데 승리하는데 도움이 된 결정적 홈런이어서 기분이 더 좋다. 마지막 타석에서 짧은 안타라도 치자는 생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 시즌 초반 운도 따르며 잘 되고 있다. 아직 몰아치는 것은 없지만 중요할때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