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추리의 여왕' 속 아줌마 탐정 최강희을 보는 시선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4.14 13: 33

'추리의 여왕'이긴 '추리의 여왕'인데 어딘가 살짝 아쉽다. 
지난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추리의 여왕'은 생활밀착형 추리퀸인 설옥이 열혈 형사 완승(권상우 분)을 만나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추리드라마. 제목처럼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추리의 여왕인 설옥이 전개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뜻밖의 인물들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첫번째는 지난 3회를 계기로 설옥과 공조를 시작한 완승이다. 첫 만남부터 악역이었던 완승은 설옥의 추리에 사사건건 불만을 표했다. 일찍부터 설옥의 범상치 않은 능력을 알아보고 도움을 청하는 홍소장(이원근 분)과 달리, 사사건건 반말을 하며 '아줌마', '집에 가서 밥이나 해라', '현장이 놀이터냐'고 무시하기 일쑤였다. 

이는 완승이 설옥의 남다른 추리력을 확인하고 도움을 청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언제라도 범인을 잡기 위해 휴대폰에 지명수배범 사진을 넣고 다닌다는 설옥에게 "보통 아줌마들은 애들 사진 가지고 다니지 않나. 남편 사진이나, 음식 사진이라도"라고 선입견을 드러냈다.
물론 설옥은 이와 같은 완승의 태도에 굴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남편 사진을 뭣하러 가지고 다니냐"고 맞받아치거나 완승의 철벽 수비를 뚫고 수사 현장에 잠입하는 등 남다른 끈기와 열정으로 통쾌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차적으로 아줌마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고 무분별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모습이 불편한 것은 사실.
두번째는 설옥의 시어머니 박경숙 여사다. '추리의 여왕'은 어쩐 일인지 남편보다 시어머니의 분량이 더 많은데, 문제는 시어머니의 등장 시점이 항상 절묘하다. 설옥의 추리력이 빛을 발하며 긴장감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 전화를 걸어 "저녁 안 하냐"며 윽박지르기 일쑤다.  
이로 인해 흥이 깨지고 설옥이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방송 초반 며느리가 바람난 것 아니냐며 부추기는 아줌마들과 함께 설옥을 미행하거나 요리 실력 없는 설옥의 밥상에 면박을 주는 등 전형적인 시어머니로서의 만행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욱이 극중 설옥은 검사 남편 김호철(윤희석 분)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대학에도 진학하지 못했지만, 되려 시어머니는 그를 '고졸'이라 부르며 무시한다고 밝혀진 바 있기에 이러한 방해는 더욱 아쉽기만 하다. 
'추리의 여왕'은 일찍부터 '생활밀착형' 수리물임을 어필해온 바 있다. 전문가가 아닌 설옥을 경계하는 경찰 완승의 모습도, 며느리에게 눈치를 주는 시어머니도 현실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는 인물이겠지만, 아줌마 추리퀸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되려 아줌마라서 현실에 부딪치는 모습이 안타깝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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