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봉준호 vs 홍상수, 칸에서 터진 '집안싸움'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14 07: 59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와 ‘그 후’(감독 홍상수)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동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영화 두 편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것은 지난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 이후 7년 만이다.
이른바 ‘충무로 집안싸움’ 구도가 외국 유수의 영화제에서 형성됐는데 과연 두 개의 작품 가운데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광의 주인공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봉준호 vs 홍상수’의 1차원적인 대결 구도를 떠나 두 감독 모두 해외 평단으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와 손잡고 제작한 봉 감독의 ‘옥자’는 거대 괴수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SF 판타지 영화다. 아역배우 안서현이 소녀 미자 역을 맡았으며 변희봉과 최우식이 출연한다. 미국배우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에 참여했으며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등이 출연해 기대를 높인다.

지난 2006년 봉 감독은 영화 ‘괴물’로 감독 주간에, 2008년 영화 ‘도쿄’로 주목할 만한 시선에, 2009년 영화 ‘마더’로 연이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오른 바 있다. 올해는 공식 경쟁부분에 처음 진출한 것이지만 횟수로만 따지면 벌써 4번째 칸 영화제에 진출한 것이다. ‘옥자’가 수상한다면 한국 영화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봉준호 감독과 홍상수 감독은 생각하는 방식이나 연출 스타일이 궤를 달리한다. 봉 감독이 장르나 규모에 관계없이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찍는 스타일이라면, 홍 감독의 특징은 사실주의를 강조한다. 영화인지 다큐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집요하게 리얼리티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감도를 높인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그 후’의 스토리가 그간의 행보와 마찬가지로 미공개 상태인데 이번에는 어떠한 이야기를 담아냈을지 궁금하다.
그동안 홍상수 감독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로 제58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대상 및 남우주연상을 수상을 했고, 지난해에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으로 제 64회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올 2월에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에 초청받은 데 이어 주연 배우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인 은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평단의 깊은 애정과 지지를 받았다. 이번에는 파트타임 교사이자 작가의 이야기를 그린 ‘클레어의 카메라’까지 경쟁 부문에 동시 초청받는 쾌거를 이루며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봉준호와 홍상수가 대중 및 평단의 깊은 신뢰를 얻는 감독이기에 두 사람의 맞대결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칸에서 봉준호 감독과 홍상수 감독의 행보는 당분간 계속 대중의 마음을 뒤흔들 것 같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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