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LA 다저스)이 시즌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류현진은 경기 내용과 보완점을 차분하게 돌아보며 다음 경기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기약했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0-4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타선이 9회까지 단 1점도 내지 못하는 득점 기근 속에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86에서 5.79로 올랐다.
지난 8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시즌 첫 등판에서 4⅔이닝 2실점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둔 류현진이었다. 이날은 5이닝 이상 투구, 그리고 내친 김에 첫 승이 기대됐다. 4회까지는 솔로포 2개로 2실점했을 뿐, 전체적으로 나쁜 흐름은 아니었다.
하지만 5회 안타 3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로 흔들리면서 2실점해 아쉬움 속에 등판을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쌀쌀한 날씨 속에 구속이 오르지 않으면서 컵스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기지 못했고, 타선도 도움을 주지 않아 외롭게 싸운 점도 있었다. 류현진은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이라면 오는 1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릴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승에 재도전한다. 다음은 경기 후 류현진과의 일문일답.
- 구속이 저번 콜로라도전보다 안 나왔다.
▲ 구속은 잘 나오는 날도, 아닌 날도 있다. 구속이 안 나올 때도 잘 던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 저번 등판에서는 타자 친화적인 쿠어스필드에서 경기를 치렀다. 이번에는 우승팀 컵스 상대였는데.
▲ 컵스는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답게 상당히 좋은 팀이다. 물론 준비 과정은 어느 팀 상대로든 똑같다. 저번보다 실점을 많이 했고 구속도 덜 나와서 고전했다. 몸 상태는 괜찮았다.
- 두 경기 연속 이닝 소화가 적었다.
▲ 선발투수면 당연히 5이닝 이상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을 때는 7이닝 이상도 던져줘야 한다. 두 경기 모두 5회 이전에 내려왔지만 준비 잘해서 다음에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
- 이날 경기 위기는 언제라고 보는가.
▲ 저번 등판과 마찬가지로 5회였다. 앞선 이닝에서 홈런 두 개를 맞았지만 5회 주자를 거듭 허용했고 실점이 늘었다.
- 5회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첫 타자에게 내준 안타는 인정한다. 하지만 이어 몸에 맞는 공을 내준 게 아쉬웠다.
- 컨트롤이 제대로 안 된 건가.
▲ 안타나 홈런을 맞는 건 타자가 잘 친 것보다 내 실투 영향이 크다. 5회에 실투가 몰렸다.
- 힘들었던 이닝은?
▲ 삼자범퇴 이닝은 한 이닝뿐이었다. 삼자범퇴로 끝내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도 실점 없이 막아야 했다.
- 복귀 후 첫 승 부담감이 클 텐데.
▲ 그런 부분은 전혀 없다. 수술 후 2년만의 복귀다. 승리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로테이션 지켜가면서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 저번처럼 5회에 무너졌다. 그 점이 아쉽다.
- 몸 상태는 어떤가.
▲ 저번에도 말했 듯이 비슷하게 괜찮다. 큰 이상 없다.
- 경기 전 내린 비로 날씨가 쌀쌀했다.
▲ 그건 변명이다. 모든 선수들이 추운 날씨에도 좋은 모습 보였다. 사실 이번 3연전 앞선 경기들보다는 조금 따뜻했다.
- 2년간 로테이션을 거의 소화하지 못했다. 첫 등판은 쿠어스필드였고, 두 번째 등판은 월드시리즈 챔피언 상대였다.
▲ 항상 말하지만, 모든 상대 팀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투수가 얼마나 집중력 있게 상대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다음 등판에서는 좋은 모습 보이겠다.
- 로버츠 감독의 교체 타이밍과 무관하게 80~100개 투구가 가능한가
▲ 선발투수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5회에 계속 흔들렸는데, 선발투수라면 당연히 그 정도는 던져야 한다.
- 다음 등판도 콜로라도를 상대할 예정이다.
▲ 아무래도 홈이니까 편하게 등판할 것 같다.
[사진] 시카고(미 일리노이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