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3블론세이브
힐만 감독, "자신감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
SK는 두 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클로저' 서진용(25)이 두 경기 연속 블론세이브가 숨어있었다.
서진용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 10-9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의 블론세이브에도 트레이 힐만 감독의 재신임을 받은 것. 하지만 서진용은 이대호에게 홈런을 내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진기가 9회 공격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서진용은 머쓱한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네 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세 번의 블론세이브였다.
서진용은 지난 6일 KIA전서 4-3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⅔이닝 3피안타 1볼넷으로 3실점했다. 데뷔 첫 세이브 찬스에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9일 NC전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12일 경기에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12일 경기서 서진용은 1-0으로 앞선 9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앤디 번즈를 시작으로 클린업트리오를 마주한 상황, 서진용은 안타 세 개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번즈에 이대호, 최준석, 강민호는 '1년차 마무리' 서진용이 넘기 힘든 벽이었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채찍보다 당근을 택했다. 13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에 "중심타선을 상대로 한 점만 내준 건 칭찬할 부분이다"라며 "우리 팀 마무리 투수는 계속 서진용이다. 나는 서진용을 믿는다"라고 밝힌 것. 두터운 신뢰가 느껴졌다.
다만, 한 가지를 주문했다. 바로 자신감이다. 힐만 감독은 "자신감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경험이 쌓인다면 속구만큼이나 괜찮은 스플리터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감 툴'은 하루 만에 장착하기 힘들었다. 이날도 타순이 어렵기는 매한가지였다. 서진용은 2번 이우민을 시작으로 중심 타선과 만났다. 서진용은 이우민을 좌익수 뜬공, 번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번즈를 상대로는 힐만 감독의 주문처럼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사용해 재미를 봤다.
아웃카운트 하나는 이대호에게 빼앗아야 했다. 전날 경기서 삼진으로 돌려세웠던 상대.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서진용이 볼카운트 1B에서 던진 146km 속구는 이대호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 서진용의 시즌 세 번째 블론세이브.
힐만 감독은 경기 후에도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진용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보직변경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존 클로저였던 박희수가 최근 네 경기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힐만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두 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를 연출한 서진용. 연이틀 끝내기의 짜릿함보다 안정적인 마무리가 더 필요한 SK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