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심각' LAD 타선, 또 류현진 외면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14 05: 12

류현진(30·LA 다저스)이 승리요건을 따내지 못했다. 류현진의 과도 있었지만, 타선은 이번에도 류현진을 외면했다. 여기에 시카고 컵스의 수비도 완벽했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양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으나 4.2이닝 동안 솔로포 두 방을 포함해 6피안타를 기록하며 4실점, 시즌 첫 승에 다시 실패했다. 투구수는 77개였고 평균자책점은 5.79로 올라갔다.
사실 5회 2실점으로 성적이 나빠보일 뿐, 4회까지의 흐름은 괜찮았다. 솔로포 두 방을 제외하고는 크게 흠잡을 곳은 없었다. 그러나 타선이 단 1점도 지원하지 못한 탓에 류현진도 상승세의 기분을 만들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닌 만큼, 1~2점 정도만 지원했어도 경기 양상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드는 한 판이었다. 

최근 득점력의 기복이 너무 심한 다저스였다. 특히 왼손을 만나면 고전하는 문제는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저스는 올 시즌 13일까지 좌완을 상대로 타율 2할1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0.622에 그쳤다. 타율은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13위였다. 리그에서 좌완 상대 삼진(37개)이 가장 많은 팀이기도 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상대 팀들은 다저스를 상대로 좌완을 표적 등판(?) 시키거나, 좌완 불펜을 최대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저스가 13일까지 가장 많은 좌완 상대 타수(129타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전체 득점권 타율(.229)조차 낮으니 필연적으로 경기마다 득점력이 널뛰기했다.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의 첫 등판이었던 지난 8일 콜로라도전에서도 MLB 데뷔전을 가진 ‘좌완’ 카일 프리랜드를 상대로 6회까지 1점밖에 내지 못하는 등 류현진을 지원하지 못했었다. 문제는 이날 컵스 선발도 좌완 브렛 앤더슨이었고, 다저스는 마법처럼 ‘좌완 역세’ 공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5년과 2016년 LA 다저스에 뛴 앤더슨이기에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매치업이었다. 2015년 10승을 거둔 앤더슨은 ‘부상 병동’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016년 허리 부상으로 1승에 머물렀다. 올해 컵스 유니폼을 입고 재기를 노리던 차였다. 다만 전성기에 비하면 구위가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패스트볼 구속은 90마일을 밑돌았다. 그러나 다저스는 그런 앤더슨을 공략하지 못했다.
1·2회 앤더슨을 뚫지 못한 다저스는 0-1로 뒤진 3회 선두 에르난데스가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투수 류현진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는 만큼 1사 2루가 됐는데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0-1의 점수가 이어진 4회에는 선두 터너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푸이그가 볼넷을 고르며 무사 1,2루라는 이날 들어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중시마선임을 고려하면 적어도 1점은 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반 슬라이크가 번트 실패 후 결국 진루타조차 치지 못하고 물러났고, 나머지 선수들도 각각 적시타 생산에 실패하며 0의 행진이 이어졌다. 5회에는 류현진 스스로 볼넷을 만들어 기회를 만들었고 결국 2사 만루까지 갔으나 푸이그의 방망이가 침묵했다. 지독한 득점권 빈타였다. 류현진은 결국 5회 무너졌다.
컵스의 호수비도 다저스 타선과 류현진을 괴롭혔다. 시거는 큰 타구를 두 번이나 날리고도 울었다. 1회 1사 후, 3회 2사 2루에서 모두 중견수 키를 넘기는 장타성 타구를 쳐냈다. 그러나 알모라 주니어가 두 번 모두 이를 쫓아가 역동작으로 잡아내는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두 번째 타석 때는 시거가 헬멧을 벗을 정도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시카고(미 일리노이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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