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있는 선수" 김태형 감독의 믿음, 응답한 양의지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4.14 10: 04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내공이 있어요."
양의지는 두산 전력에 있어 절대적인 존재다. 영민한 볼 배합으로 투수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포수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할 뿐 아니라, 지난 2년간 3할타율에 20홈런 이상씩을 때려내는 화끈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올 시즌 초반 양의지가 가지고 있는 공격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로 가장 오늦게 시즌을 마쳤고, 제대로 된 휴식없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다. 

지난해에도 각종 부상을 달고 다녔던 양의지였던 만큼, 100%의 상태로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여기에 올 시즌 허벅지 통증까지 겹쳤다. 결국 지난 12일 경기까지 양의지가 기록한 성적은 타율 1할 3푼(23타수 3안타 1홈런)에 그쳤다.
중심타선에서 활약해야 할 양의지가 좀처럼 타격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13일 KIA전을 앞두고 "양의지는 내공이 있는 선수다. 슬럼프라고 해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프로 데뷔 12년 차인데다가, 평소 자기 관리가 철저한 양의지의 모습을 보며 슬럼프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이 공개적으로 믿음을 보이자 양의지는 즉각 응답했다. 12일 KIA 박지훈을 상대로 2루타를 치면서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기 시작한 양의지는 13일 경기에서 3안타 경기를 펼치며 조금씩 타격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기미를 보여줬다. 더욱이 이날 KIA의 선발 투수는 '특급 외인' 헥터 노에시였다.
양의지는 첫 타석에서 헥터의 직구(149km/h)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기록했고, 4회말에는 118km/h 커브를 공략해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6회말에는 집중력 있는 승부를 펼쳤다. 2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공 4개를 연이어 파울로 커트한 그는 볼을 한 개 골라낸 뒤 10구째 149km/h의 빠른 공을 쳐 기여코 안타를 만들어냈다. 다양한 공을 공략한 것에 이어서 집중력 있는 승부까지 펼치면서 양의지는 그동안의 자신을 괴롭혔던 타격 슬럼프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모습이었다.
두산은 이날 KIA에 3-4로 패배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의 믿음을 등에 업은 양의지의 부활은 타선에 힘을 더해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게 됐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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