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칸이 사랑하는 감독, 홍상수였다.
홍상수 감독은 '클레어의 카메라', '그 후', 서로 다른 두 편의 영화로 오는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제70회 칸영화제를 찾는다.
한 감독이 연출한 두 개의 영화가 동시에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는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그 후'는 경쟁 부문에 각각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이 칸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9번째. 지난 1998년 '강원도의 힘'이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받은 이래 2000년 '오! 수정'이 주목할만한 시선에, 2004년과 2005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이 경쟁 부문에 연이어 초청됐다. 2006년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감독 주간에 초청됐고, 2010년에는 '하하하'가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돼 해당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2011년 '북촌방향'이 주목할만한 시선에, 2012년 '다른 나라에서'가 경쟁 부분에 초청을 받았다.
이로써 홍상수 감독은 칸영화제에 총 9번 초청돼 10개 영화가 상영되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한 홍 감독이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것은 지난 2012년 '다른 나라에서' 이후 5년만.
스페셜 스크리닝에 러브콜을 받은 '클레어의 카메라'가 프랑스의 국민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한 감독의 영화 두 편이 동시에 칸 영화제 공식 부문에 초청된 건 매우 이례적인 일. 때문에 경쟁 부문에 초청된 홍 감독의 신작 '그 후'의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 후'는 홍상수 감독의 21번째 장편 영화. 별다른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그 후'는 지난 2월 홍상수 감독의 '뮤즈' 김민희와 권해효, 조윤희, 김새벽 등이 촬영했던 영화로 전해지고 있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 2월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밤의 새벽에서 혼자'로 김민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홍 감독은 칸영화제 역시 '뮤즈' 김민희와 함께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그 후'는 김민희가 주연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고, '클레어의 카메라'는 김민희가 조연으로 출연, 영화에 힘을 보탰다.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그 후'가 경쟁 부문에 진출한 만큼 두 사람이 또다시 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영화 축제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 기쁨을 만끽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그 후'가 초청된 경쟁 부문은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많은 이들이 경합을 펼치게 돼 눈길을 끈다.
과연 홍상수 감독은 베를린에 이어 칸까지, 세계 3대 영화제 중 2곳에서 연이어 낭보를 전할 수 있을까. '1시상식 2초청'이라는 한국 영화사의 길이남을 기록을 남긴 홍상수 감독의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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