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트립 1주년③] PD “규현 씨, 군대 가기 전에 한 번 나와 주세요”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4.15 13: 59

(인터뷰②에 이어집니다.)
여행. 들을 때마다 가슴 설레게 하는 단어지만, ‘배틀트립’은 마냥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워낙 변동 가능성이 큰 현지 상황과 더불어, 수많은 스태프와 얼굴이 잘 알려진 스타들과 떠나는 여행인 만큼 부담도 위험도 큰 것이 사실.
“촬영이기 때문에 돌발 상황이 어쩔 수 없이 일어나더라고요. 촬영팀 짐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날씨 영향을 제일 많이 받는다. 신동도 원래는 전역 후 바로 데려가려고 했는데, 여권을 새로 만들어야 해서 며칠 뒤에 가기도 했어요. 현지에서 ‘삥 뜯기는’ 경우도 많았어요. 개발도상국 같은 경우는 원래 돈을 받지 않는 관광지에서 돈 내고 들어가라고 하기도 하고요. 팬들이 몰려서 급하게 루트를 수정해야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틀트립’이 지치지 않고 계속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시청자들의 피드백. 실제로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에는 ‘배틀트립’에 나왔던 관광지나 맛집과 관련된 해시태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에는 ‘배틀트립’을 ‘최애 프로그램’이라고 태그 달아주실 때 좋아요. 실제로 여행을 가신 분들의 피드백도 많아요. 수많은 관광지 중에 하나의 맛집과 볼거리를 던져드린 건데 짧은 여행 중에 귀한 시간을 내서 가신 거잖아요. 원래 자유여행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저희 방송을 보고 용기를 내서 항공권을 끊었다고 하신 분들도 계셨어요. 다만 부작용은 방송에 나온 곳은 한국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거죠. 한국 사람이 몰렸다는 말을 들으면 일말의 책임감 같은 것도 느껴요. 이게 모법 답안인 것처럼 돼버렸지만, 사실 개인의 취향이나 자기의 관심사에 따라서 바리에이션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거니까요.”
‘배틀트립’을 향한 뜨거운 반응은 비단 시청자들뿐만이 아니다. ‘배틀트립’을 통해 공개된 관광지나 맛집 역시 방송을 보고 찾아오는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것. 보통 촬영지가 해외라서 제작진에게 직접적으로 연락이 오지는 않지만 이를 실감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파타야 편에서 갔던 2000원 쌀국수집은 김민교 씨가 방송 이후 또 갔었는데 주인이 ‘당신 덕분에 한국 사람이 많이 왔다’면서 서비스도 줬대요. 또 출연자들 중에는 관광청 쪽에서 초청을 받거나 홍보대사가 된 경우도 있어요. 산다라 박씨도 필리핀에서 호핑 투어 어디냐고 문의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성시경 씨는 지도 어플에 ‘성시경이 추천한 집’이라는 문구가 뜬대요.”
1년, 45회를 달려오는 동안 다녀온 여행지도 수십 곳. 그중에서도 전라도와 경상도 편, 베트남 하노이와 일본 가가와 현 등의 특집 방송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하지만 ‘배틀트립’의 손지원 PD가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좀 달랐다.
“사실 제 기억에 남는 것들 중에 그 여행지 자체가 유명한 경우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던 곳들이 생각나는 곳이 있어요. ‘슬램덩크’를 찾아갔던 곳 가마쿠로가 대중적인 곳은 아닌데, 농구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의미 있는 것처럼, 시청률이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취향 저격용 아이템을 했던 게 기억에 남긴 해요. 자기 경험이 녹아있는 여행을 했었을 때 가장 여운이 컸던 것 같다. 반면 칭다오랑 삿포로는 딱 공중파에서 할 수 있는 느낌이다. 누가봐도 어디 갔는지 다 아는, 그것도 취향이 정확하게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아이템이었는데 테마가 명확한 것도 재밌더라.”
앞서 말했듯 ‘배틀트립’은 여행을 떠나는 게스트의 역할이 8할. 이에 수많은 연예인들이 ‘배틀트립’과 함께하며 알찬 여행을 선보였었는데, 손PD는 아직 출연하지 않은 연예인 중 꼭 함께 떠나고 싶은 게스트가 있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박명수 씨랑 이비자를 가고 싶어요. 계속 꼬시고 있는데 일단 방송인들은 고정 스케줄이 있어서 일주일 이상을 빼는 게 힘들다 보니까 무리한 부탁은 할 수 없죠. 또 규현 씨도 군대 가기 전에 꼭 한 번 출연해줬으면 좋겠어요. 원래 규현 씨를 좋아하기도 하고 성시경 씨랑 친분이 있으니까 묶어서 보내고 싶어요. 성시경 씨가 규현 콘서트 게스트도 해줄 정도잖아요. 그 그림이 보고 싶기도 하고 ‘신서유기’ 보니까 잘 하기도 하더라고요. 아니면 유연석 씨가 페루 가고 싶다고 한 걸 봤는데, 절친인 손호준 씨랑 같이 가면 재밌을 것 같아요. 가끔 SNS에 여행 간 사진 올리신 걸 보면 ‘우리랑 같이 가지’ 해요.”
현재 ‘배틀트립’은 1주년 특집 외에도 곧 다가오는 5월 대박 연휴를 위한 여행지와 본격 여름 휴가 시즌을 위한 특집 등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 어떤 제약이나 제한, 조건들을 배제했을 때 ‘배틀트립’이 가장 도전하고 싶은 특집은 무엇인지도 알아봤다.
“여행 잡지 기자님들한테 추천 받았던 곳 중 하나가 쿠바였어요. 요즘 여행지로서 인프라를 갖추는 중이라 조금 있으면 갈 수 잇을 것 같아요. 사실 제작진들이 꼽는 최종적인 데스티네이션은 남미에요. 물론 안전이 보장된다면. 저희가 방송 초반에 라스베가스를 갈 수 있을지 몰랐다고 했지만, 실제로 가서 방송이 나갔는데, 그런 걸 보면 약간 미지의 땅 같은 곳들 중에 예상하지 못한 여행지들이 있을 것 같아요. 아니면 ‘세계의 지붕’ 특집으로 몽골이나 네팔도 가고 싶어요. 또 추진했다가 못하고 있는 곳 중 하나는 부탄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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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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