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로 예열이 상당 부분 끝났음을 증명했다. 세이브를 챙기지 못했지만 분위기 전환 효과를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승환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팀이 6-1로 앞선 9회 등판, 안타 1개를 맞기는 했으나 나머지 세 타자는 모두 뜬공 처리하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네 번째 경기만에 나온 무실점 경기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2.27에서 9.64로 조금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도 선발 리크의 7이닝 역투와 피스코티의 맹활약에 힘입어 3연패를 끊었다.
전날(12일)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3-7로 뒤진 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던 오승환은 올 시즌 첫 연투에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전날부터 구속이 오르기 시작한 패스트볼은 힘이 있었고, 실투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결국 감이 좋은 워싱턴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었다.
분위기를 바꾼 오승환은 15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다시 한 번 시즌 첫 세이브에 도전한다. 다음은 경기 후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 어제 “분위기를 빨리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오늘 경기에서 그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은데?
▲ 오늘도 실투가 있기는 했다. 다만 결과적으로는 일단 처음으로 무실점을 한 경기다. 이 분위기를 쭉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다. 어제부터 공의 구위는 확실히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2루타를 맞은 것도 실투였다. 한가운데로 타자가 딱 치기 좋은 코스로 갔다. 그 점을 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
- 매시니 감독이 패스트볼 구위가 좋았고 슬라이더가 잘 떨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초반에 슬라이더가 고전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안 좋은 공을 너무 많이 던졌다. 초반이지만 변화구의 코스 자체가 좋지 못했다.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 세이브 상황에서 몸을 풀었다. 적당한 긴장을 하며 준비를 했을 텐데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었나
▲ 세이브도 중요하지만 팀의 승리가 첫 번째다. 팀이 워낙 좋지 않은 상황이다. 불펜 투수들이 감기 몸살이 걸려 있어 몸 상태가 좋지 않고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태다. 나부터 포함해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 로젠탈이 앞에서 던졌다. 보직 문제 등으로 긴장되지는 않나.
▲ 그런 것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코칭스태프에 따라 결정하고 최종 결정은 감독이 한다. 선수는 상황에 맞게 경기에 나가 자기 플레이를 하면 되는 것이다.
- 로젠탈은 오승환을 비롯해 세인트루이스 불펜에는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고, 합심하면 잘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 동료들을 보는 오승환 선수의 생각은?
▲ 선수가 그렇게 믿음을 줘서 고맙다.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마운드에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로젠탈도 분명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서로 힘을 합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 /skullboy@osen.co.kr
[사진] 워싱턴 D.C=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