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의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는 부진한 시즌 출발에 애가 타던 세인트루이스가 연패를 끊었음을 의미했다.
오승환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1로 앞선 9회 팀의 5번째이자 마지막 투수로 등장, 1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8회까지만 해도 3-1 상황이라 세이브 조건이었으나 9회 피스코티의 3점포가 터지며 세이브 조건은 사라졌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2.27에서 9.64로 조금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는 3연패에서 탈출했다.
올 시즌 좀처럼 세이브 기회를 잡지 못했던 오승환은 지난 2경기에서는 팀이 크게 뒤진 상황에서 나와 컨디션 조율에 그쳤다. 12일에도 3-7로 뒤진 8회 등판했으나 2사 후 하퍼와 머피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1실점했다. 하지만 이날 구위 상승의 조짐을 알린 오승환은 이날도 최고 구속이 94~95마일 사이에 형성되는 등 괜찮은 컨디션을 이어갔다.
첫 타자인 머피는 4구째 92마일 패스트볼로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전날 통한의 적시 2루타를 맞았던 선수인데 이날은 오승환의 몸쪽 승부가 머피의 방망이를 이겨냈다. 이어 짐머맨에게 한가운데 실투가 들어가며 좌중간 2루타를 맞았으나 워스는 슬라이더로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이어 오승환은 위터스도 잡아내고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올 시즌 네 번째 등판에서 첫 무실점 경기다.
선발 매치업(맥스 슈어저 vs 마이크 리크)에서는 워싱턴이 앞서 있는 듯 보였지만 리크가 7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사이 타선은 슈어저를 야금야금 공략했다. 화끈한 맛은 없었지만 집중력이 돋보였다. 1회 2사 후 카펜터가 볼넷을 출루한 것에 폭투로 2루까지 갔고 피스코티가 적시 2루타를 치며 선취점을 냈다.
1-0의 점수가 이어진 5회에는 워싱턴 수비의 실책과 슈어저의 난조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 프라이어가 실책으로 출루하며 기회가 생겼다. 이어 1사 후에는 슈어저에게 약한 면모를 보였던 파울러가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갔고 가르시아의 볼넷 때 루상을 꽉 채웠다. 이어 카펜터가 3루 파울 지역에 뜬공을 쳤지만 공을 잡은 유격수 디포가 몸을 돌리기 어려운 코스라 3루 주자가 스타트를 끊어 추가점을 냈다.
이어 세인트루이스는 피스코티가 중전 적시타를 쳐 3-0을 만들었다. 선발 리크는 7회 2사 후 머피, 짐머맨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2루에 몰렸으나 워스를 루킹삼진으로 처리하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위기는 계속 됐다. 8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로젠탈이 1사 후 연속 3안타를 맞고 1실점, 불안한 기운이 생겨났다. 그러나 로젠탈을 구원한 보우먼이 1사 1,2루에서 렌던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렸고 2사 1,3루에서는 네 번째 투수이자 최근 부진하던 시슬이 하퍼를 3루수 직선타로 간신히 처리하고 오승환의 세이브 기회를 이어갔다.
다만 오승환의 세이브 조건은 9회 지워졌다. 2사 1,2루에서 피스코티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월 3점포를 터뜨리며 세인트루이스가 5점차 리드를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몸을 풀었던 오승환은 점수차와 무관하게 9회 올라와 1이닝을 막았다. 다음 날 휴식일이 있어 등판이 큰 문제는 아니었고, 오승환은 오래간만에 하이파이브 투수가 됐다. /skullboy@osen.co.kr
[사진] 워싱턴 D.C=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