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탈 흔들' STL 불펜, 오승환이 지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13 08: 22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최근 매일 취재진으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고 있다. 흔들리는 불펜투수들에 대한 이야기다.
매시니 감독의 대답도 거의 같다. “우리는 좋은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고, 선수들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줄 것”이라는 취지다. 보직 변경은 현 시점에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펜 난조가 계속되자 매시니 감독의 목소리에도 점차 힘이 빠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런 매시니 감독, 그리고 세인트루이스의 ‘믿을맨’은 로젠탈과 오승환이다. 매시니 감독은 팀의 전현직 마무리인 두 선수가 8~9회를 지켜주길 바라고 있다. 그런 두 선수가 13일(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등판했다. 두 선수는 13일 미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모처럼 한 경기에 함께 출전했다.

그간은 로젠탈의 부상, 그리고 세이브 기회가 없는 환경 탓에 두 선수가 동시 출격한 적이 없었다. 로젠탈은 3-0으로 앞선 8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무리 오승환은 예정대로 팀의 마지막을 지켰다. 
옆구리 부상으로 시즌 출발을 함께 하지 못했던 로젠탈은 지난 11일 복귀전에서 최고 100마일(161㎞)의 공을 던지며 삼진 3개로 가볍게 1이닝을 끝냈다. 무시무시한 구위로 기대를 모았다.
오승환은 팀 부동의 마무리였다. 비록 첫 3경기에서 모두 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12.27까지 치솟기는 했으나 매시니 감독은 강력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승환도 12일 워싱턴전에서는 최고 구속을 95마일(153㎞) 이상까지 끌어올리며 다른 모습을 벼르고 있었다.
하지만 희비는 조금 엇갈렸다. 로젠탈은 8회 디포를 100마일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하고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으나 디포에게 우전안타, 대타 린드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사 1,2루에 몰리더니 이튼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1실점했다. 
그러자 세인트루이스는 불펜을 총동원했다. 최근 불펜투수 중 그나마 컨디션이 가장 좋은 맷 보우먼이 로젠탈을 구원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보우먼은 렌던을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벌었다. 이어 좌타자 하퍼를 상대로는 최근 부진한 브렛 시슬이 마운드에 올랐다. 풀카운트 승부까지 가는 등 다소 고전했으나 어쨌든 3루수 직선타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세이브 상황인 3-1서 몸을 풀고 있던 오승환은 이제 더 이상 도와줄 선수도 없는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그 사이 세인트루이스가 9회초 추가 득점해 6-1, 5점차의 비교적 넉넉한 상황으로 바뀌었고 타순은 전날 오승환에게 적시 2루타를 때린 머피부터 시작이었다. 머피, 짐머맨, 워스, 위터스 등 만만히 볼 타자가 없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뜬공 세 개로 1이닝을 막아내고 세인트루이스의 연패를 끊어냈다. 오승환과 세인트루이스 불펜 모두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skullboy@osen.co.kr
[사진] 워싱턴 D.C=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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