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먹튀래?' 오간도, 마음고생 털고 비상 시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13 06: 05

삼세번 도전 끝에 첫 승, 알렉시 오간도(34·한화)가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비상을 시작했다. 
오간도는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7이닝 동안 96개 공을 던지며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2번의 등판에서 고전했던 오간도는 3번째 도전 끝에 첫 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올스타 투수 출신의 명성을 입증했다. 
오간도로선 여러모로 부담스런 경기였다. 앞선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8.38로 기대에 못 미쳤다. 공은 빠르지만 지속성이 떨어졌고, 결정구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6일 대전 NC전에서 5이닝 8피안타 1볼넷 2사구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쓰면서 그를 향한 여론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180만 달러란 거액의 몸값에 기대치가 높은 탓에 오간도의 더딘 적응에 실망한 시선도 적지 않았다. 이에 오간도 역시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 아직 자신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볼 정도는 아니지만 기대한 만큼 투구가 안 되다 보니 스스로 쫓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4년 만에 선발투수로 보직을 변경함에 따라 루틴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볼 개수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4일 휴식도 익숙하지 않았다. 이에 김성근 감독도 오간도에게 5일 휴식을 보장하며 4월 한 달 동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삼성전에서 5일 휴식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 오간도는 7회까지 빠른 공을 계속 뿌렸다. 이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7.1km. 4일 휴식을 갖고 던진 6일 NC전(146.0km)보다 상승했다. 앞선 2경기에는 1회(149.1km) 2회(148.2km) 3회(147.1km) 4회(145.5km) 5회(145.0km) 이닝을 거듭할수록 구속이 떨어졌지만 이날은 달랐다. 
1회(147.8km) 2회(148.8km) 3회(146.6km) 4회(146.6km) 5회(147.8km) 6회(146.3km) 모두 146km 이상 구속 유지에 성공했다. 7회에만 144.6km로 떨어졌을 뿐 6회까지 지속 가능한 강속구를 뿌렸다. 삼진 6개 중 5개를 직구로 뺏어낼 정도로 힘이 있었다. 김성근 감독도 "오간도의 구위가 압도적으로 좋았다"고 칭찬했다. 직구(59개) 슬라이더(22개) 투심(4개) 외에도 체인지업(9개) 커브(2개) 등 떨어지는 변화구도 간간이 구사했다. 
오간도는 "첫 승을 달성해서 아주 기쁘다. 선발투수를 위한 몸 상태는 거의 적응됐고, 100구까지 던질 수 있다. 앞으로 이닝당 투구수를 줄이는 게 목표"라며 "잘되지 않은 2경기를 통해 단점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마음고생을 털어낸 오간도의 다음 경기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대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