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임기영의 첫 선발승 만든 '세 번의 전환점'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4.13 06: 05

KIA 타이거즈의 임기영(24)이 선발 첫 승과 함께 팀 선발진에 안착했다.
임기영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간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1자책) 호투를 펼쳐 데뷔 후 첫 선발승을 거뒀다.
이날 임기영은 최고 139km/h의 직구(36개)와 더불어 체인지업(25개), 슬라이더(16개), 투심(15개)를 섞어서 두산 타자들을 묶었다. 타자를 윽박지르는 힘은 없었지만, 날카로운 제구와 함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이 빛났다. 또 경기 중간 수비수의 실책이 나왔지만, 흔들리지 않고 이닝을 막는 정신력까지도 보여줬다.

지난 2012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임기영은 2015년 FA 송은범의 보상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당시 KIA의 임기영 지명은 다소 의외였다. 임기영이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2년 동안 군 복무를 위해 떠나 있어야 했지만, KIA는 임기영의 가치를 2년의 기다림보다 높게 평가했다. 임기영으로서는 프로 생활 첫 번째 전환점이었다.
두 번째 전환점은 상무에서 찾아왔다. 임기영은 "사실 군대 가기 전까지는 야구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상무에서 박치왕 감독님께서 즐겁고, 재미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또 상무 코치님들께서도 그런 부분을 많이 주문하셨다"라며 "그 때 야구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했다.
야구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본격적으로 갖고 지난해 제대한 임기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투수로 준비했다. 그러나 이 때까지만 해도 '선발 임기영'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였다. 스스로도 "캠프 때부터 이대진 코치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공 갯수를 많이 가지고 갔다. 그런데 그 때까지도 선발로 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중간에서 길게 던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힐 정도였다.
임기영은 '선발 체질'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2차례의 구원 등판 뒤 3월 24일 한화전에서 선발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임기영은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눈도장을 받는 순간. 임기영은 "시범경기에서 한화랑 할 때 잘 던졌는데, 그때 선발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임기영으로서는 선발로 나설 수 있도록 기반이 된 세 번째 전환점인 셈이다.
데뷔 후 첫 선발승을 거둔 순간. 그는 "예전에 첫 승을 올렸을 때는 팀이 지고 있는 순간에 구원 등판해서 얻은 승리였다. 그런데 선발승은 내가 처음부터 던졌던 만큼 한 경기를 책임졌다는 생각이 있어 기분이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
야수들의 실책이 야속할 법도 했지만 그는 "항상 나는 매 이닝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실책에 대해서도 큰 신경을 안쓴다"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스스로의 피칭에 대해서 "70점을 주고 싶다"고 평가한 그는 "코너워크나 변화구 등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는데, 길게 못 간 것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김기태 감독은 오는 18일 kt전에 임기영을 선발 투수로 넣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임기영은 "트레이닝 파트에서 준비한 스케쥴에 맞춰 잘 몸을 만들어서 열심히 잘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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